제3880화
구택이 다가와 소희 곁에 앉으며 부드럽게 물었다.
“물 마실래?”
“목 안 말라.”
소희가 고개를 저었다.
“배고프진 않아?”
구택이 다시 묻자, 소희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선글라스를 벗어 남자를 곁눈질했다.
“목마르거나 배고프면 스스로 말할 거예요. 임구택 사장님, 난 임신한 거지 손발 못 쓰는 건 아니거든.”
구택은 웃으며 소희의 손을 잡고 의자에 등을 기대앉아 멀리서 말을 타는 유민을 바라보았다.
봄볕이 따사롭고 바람은 온화했고, 이렇게 나란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차올랐다.
“유민아!”
멀리서 누군가 유민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소희가 고개를 돌리자, 백 미터쯤 떨어진 곳에 승마복 차림의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유민 또래로 보이는 아이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 옆에 서 있는 또 다른 여자에게 소희의 시선이 머물렀다. 선글라스 너머로 낯이 익은 듯 느껴지자 구택을 향해 속삭였다.
“백구연인가?”
구택이 슬쩍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잠시 후, 말을 탄 유민이 두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는 셋이 함께 이쪽으로 걸어왔다.
이윽고 구연이 먼저 인사했다.
“사장님, 사모님.”
소희가 부드럽게 웃었다.
“우연이네요.”
유민이 곧장 소개했다.
“이쪽은 저 같은 반 친구이자 짝꿍, 오수민이에요. 그리고 이모는 수민이 이모예요.”
이어 유민이 수민에게 말했다.
“여기는 우리 삼촌이랑 숙모.”
수민은 단정한 얼굴에 승마복을 입어 더욱 활기가 넘쳤고, 맑은 목소리로 소희에게 인사했다.
“숙모! 유민이 늘 숙모 얘기를 해요. 우리 반 절반은 다 알 거예요. 유민이한테 대단한 숙모가 있다고.”
구택은 소희의 손을 꼭 잡은 채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럼 아직 모르는 절반도 있네. 유민아, 더 알려야겠다.”
그 순간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이에 구연이 제안했다.
“우리 경주해 볼까요?”
경주라는 말에 수민이 금세 눈을 반짝였다.
“좋아요! 나랑 이모가 한 팀, 유민 너는 네 삼촌이랑 한 팀!”
이에 유민은 코웃음을 치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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