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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1화

시원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일어날 수 있겠어?” 전화기 너머에서 유진은 부끄러운 듯 이불 속에 파묻혀 킥킥 웃고 있었다. “굳이 배웅하지 마. 너는 휴가나 마음껏 즐겨.” [응.] 유진이 대답하더니 곧장 물었다. [의린 언니 말로는 너 남자친구 생겼다던데, 진짜야?] “아니, 그냥 회사 동료야. 그 사람이 나를 쫓아다니긴 했는데 내가 받아주진 않았어.” 시원이 담담히 설명하자 유진은 싱긋 웃었다. [남자친구 생기면 제일 먼저 나한테 말해야 해!] “걱정하지 마, 제일 먼저 알려줄게.” [길 조심하고 잘 다녀와.] 전화를 끊은 뒤 시원은 차창 밖 풍경을 바라보다가 문득 진구가 떠올라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 말로는 싫다면서도 몸은 참 정직했으니까. ‘역시 남자란 건 다 그런 거지.’ 두 시간이 더 지난 뒤, 진구가 간신히 눈을 떴다. 어리둥절하게 방 안을 둘러보다가 창가로 쏟아지는 햇살에 눈을 가늘게 찡그렸다. 그러자 전날 밤의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들었고, 남자는 숨을 거칠게 들이켰다. “방시원!” 진구는 급히 일어나려다 허리에 한기가 스쳤다. 황급히 수건을 잡아 허리에 두르고 집 안을 찾아 헤맸지만, 욕실에도 거실에도 그녀의 흔적은 없었다. 터져 나오려던 분노는 발산할 길을 잃고 속에서만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때 휴대폰이 진동하며 메시지가 도착했다. [아침 아홉 시 비행기라 회사로 돌아가요. 선배는 일어나면 문 꼭 잠그고 나가주고요. 고마워요!] 진구는 얼어붙은 듯 휴대폰을 움켜쥐었다. ‘가 버렸다고? 이렇게 그냥?’ 곧이어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미안해요, 이렇게 또 한 번 자버렸네요!] 짧은 글자마다 시원의 익살스러움과 뻔뻔스러움이 가득 묻어 있었다. 진구의 머릿속은 웅웅 울리고 당장이라도 공항으로 달려가 붙잡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그런 시계를 보니 이미 9시 10분이었고 비행기는 날아간 뒤였다. 이에 진구는 주저앉은 채 허탈하게 웃었다. 마치 주먹이 허공을 치는 듯, 무력감만 밀려왔다. 한참을 앉아 있던 여구는 결국 메시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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