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86화
서은혜는 방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방금 손님들 다 챙겨 드리고 왔어. 혹시 네가 벌써 자는 건 아닐지 걱정했는데, 방해한 건 아니지?”
유정은 서은혜를 침대에 앉게 하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언제든 얘기할 수 있어요.”
서은혜는 손에 작은 상자를 들고 와 침대 위에 올려두었다.
“비록 우리가 오래된 저택에서 나와 살고 있지만, 재산 장부가 완전히 정리된 건 아니야.”
“삼촌 집안이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고 있지. 네가 직접 운영하는 회사 외에는, 네 할아버지 할머니가 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아.”
유정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할아버지 쪽 재산은 원래 기대도 안 했어요. 그리고 엄마 아빠가 제게 마련해주신 것만 해도 충분해요.”
서은혜가 이미 상자를 열어젖히자 유정은 순간 멈칫했다.
상자는 위아래 두 칸으로 나뉘어 있었고, 위쪽에는 전부 비취와 옥 장신구가 가지런히 들어 있었다.
따뜻한 노란 조명 아래, 세월이 켜켜이 스며든 광택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귀한 물건이었다.
“이건 네 외할아버지가 가져온 거야. 본래 내 할머니가 남겨주신 건데, 단 한 번도 손대지 않고 네가 시집갈 때 주려고 간직해 두신 거래.”
서은혜는 말하면서 아래 칸도 열었는데 그 안에는 땅문서와 집문서가 빼곡히 들어 있었다.
“여기 절반은 내가 네 아버지와 몰래 네 명의로 사둔 거고, 나머지는 네 외할아버지가 경성에 가지고 있던 가게와 부동산, 지금 살고 있는 저택까지 모두 네 거야.”
유정은 놀란 눈으로 서은혜를 바라보자 그녀는 미소 지었다.
“외할아버지에겐 외손녀가 너 하나뿐이잖아. 누구보다도 아껴왔으니, 가진 걸 다 주시는 거야.”
유정은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그저 재산이 아니라 무겁게 전해지는 사랑이었기에, 눈물이 차올라 고개를 끄덕였다.
“잘 간직할게요. 언젠가 제 아이가 시집가거나 장가갈 때, 제가 다시 전해줄 거예요.”
서은혜는 웃으며 말했다.
“앞날을 멀리도 내다보네.”
유정은 웃으면서도 목이 메었다.
“이건 전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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