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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9화

소정인은 자리에 앉아 윤성을 무릎 위에 올려 앉히며 다정하게 물었다. “윤성아, 뭐 먹고 싶니? 외할아버지가 가져다줄게. 과일이 좋니, 아니면 케이크?” 이에 윤성은 고요한 얼굴로 대답했다. “감사해요, 외할아버지.” 소정인은 기쁨에 겨워 귤 하나를 집어 들고 껍질을 벗기며 말했다. “이건 외할아버지가 하나하나 직접 고른 거야. 달콤한지 한번 맛보렴.” 이번 환갑을 맞아 소정인은 일부러 크게 잔치를 벌이지 않았다. 예전과 달리 이제 소희의 입장이 달라졌으니, 괜히 체면을 빌려 과시한다는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가족끼리 조용히 생일을 보내며 소희가 집에 조금이라도 더 머물러 주길 바랐던 것이다. 소정인은 온 힘을 다해 윤성을 달래며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 진연 역시 온 신경을 아이에게 쏟았지만 그 모습은 어디까지나 억지로 평화를 꾸며내는 듯 보였다. 그때 장설란이 잰걸음으로 들어와 소희를 힐끔거리며 긴장된 목소리로 알렸다. “어르신, 사모님 소동 아가씨가 돌아오셨습니다!” 진연은 순간 몸을 굳히며 고개를 번쩍 들었다. 곧바로 현관에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버지, 어머니!” 소희는 뜻밖이라는 듯 시선을 돌렸다. 화려한 장신구를 치장한 소동이 환한 웃음을 머금고 들어왔다. 그러나 소희를 보는 순간 웃음은 잠시 굳어졌고, 곧 다시 웃음을 되찾으며 거실로 걸어 들어왔다. “언니, 형부도 와 있었네요!” 그 뒤에는 소정인과 비슷한 연배의 남자가 따라 들어왔는데 명품 폴로 셔츠 차림에 손에는 몇 개의 선물을 들고 있었다. 소정인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어딘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소동도 왔구나.” 그 남자는 태연히 입을 열었다. “아버님.” 소희는 이미 연희를 통해 소동의 소식을 들은 바 있었다. 과거 소씨 집안이 무너졌을 때, 소동이 챙겨 달아난 재산은 모두 성연희의 손에 의해 사라졌다.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된 소동은 서양식 레스토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기까지 했다. 그 뒤 소동은 기회를 잡아 지훈을 유혹했고, 반년 남짓한 동거 끝에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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