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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6화

진구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깊은 회색과 검정이 주조를 이루는 모던한 분위기가 눈에 들어왔다. 넓은 집무 구역 옆에는 작은 휴식 공간이 있었지만, 그곳에도 컴퓨터 한 대만 놓여 있어 진구가 일하는 공간임을 드러냈다. 옆쪽 벽에는 진열장이 길게 놓여 있었는데, 값비싼 예술품들 사이로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형형색색의 조명 아래 놓인 것은 다름 아닌 애니메이션 피규어였다. 화려하고 과장된 조형은 옆에 있는 고급 예술품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했지만, 특수 조명이 비추자 인물들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생생했다. 차갑고 무거운 전시 공간 속에서 오히려 생기와 색채를 더해주고 있었다. 이에 연하는 순간적으로 숨이 멎는 듯했다. 그 피규어들은 전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속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설마 진구 선배도 좋아했단 말이야?’ “두 사람 앉아.” 진구의 목소리가 연하의 생각을 끊었다. 연하는 천천히 걸어가 의자에 앉았고 슬윤은 공을 세운 듯 얼굴에 미소를 띠고 물었다. “연하 씨를 데려왔는데 기뻐요?” “기뻐. 아주 기뻐.” 진구는 그렇게 말했지만 목소리는 담담했다. “다만 궁금하네. 어떻게 연하 씨를 설득한 거야?” 이에 슬윤은 눈빛을 굴리며 대답했다. “당연히 진심으로 설득했죠.”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연하를 보며 말했다. “맞죠?” 연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천 퍼센트의 진심이었죠.” “천 퍼센트?” 진구가 놀란 듯 되묻자 연하는 태연히 대꾸했다. “진심이 열배였죠.” 슬윤은 얼른 말을 보탰다. “연하 씨가 와주신 것만으로도 다행이에요. 유진 씨가 당분간 회사에 나올 수 없지만, 저는 유진 씨 안목을 믿거든요. 연하 씨라면 틀림없을 거예요.” 진구는 시선을 연하에게 고정하며 말했다. “나도 믿어. 연하야 어떤 직책을 원해?” 마침 커피를 들고 들어온 비서 서휘연이 있자 연하는 여자를 흘겨보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수석 비서 자리요.” 그 말은 마치 일부러 못 박는 것만 같았다. ‘내 눈앞에서 어떻게 유진을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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