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84화
여씨그룹 안은 새 프로젝트가 몰려와 매일 야근이 이어졌다.
진구는 연하를 돕기 위해 인사팀 출신 두 명을 비서로 올렸다.
한 명은 유희윤, 다른 한 명은 손로운이었다.
둘은 사장실 층에 올라오자마자 조심스레 일에 임했는데, 특히 희윤은 눈치가 빠르고 머리가 잘 돌아가며 업무 능력도 손로운보다 한 수 위였다.
그래서 연하는 중요한 고객을 만나거나 회의에 나설 때 늘 희윤을 데리고 다니며 경험을 쌓게 했다.
희윤도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자신을 키워주려 한다는 걸 감지한 후,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아침에는 일부러 도시락을 챙겨와 연하에게 건넸고, 연하가 야근하면 곁에서 끝까지 남아 함께 일을 도왔다.
그날 점심, 희윤은 일부러 연하가 일을 끝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물티슈를 꺼내 탁자를 닦아주고는 웃으며 물었다.
“방 비서님, 사장님이랑 지내기 편하세요? 제가 여기로 올라온 지 며칠 됐는데 아직 직접 뵐 기회가 없어서요.”
연하는 웃으며 대답했다.
“꽤 편하게 지내는 편이죠. 겉으론 무뚝뚝할 때도 있지만 속은 의외로 따뜻하고, 배려심도 많은 좋은 상사죠.”
희윤은 안도한 듯 숨을 내쉬었다.
“그럼 다행이네요.”
그런데 오후, 희윤이 사장실에 결재 서류를 들고 들어가려다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진구가 연하를 꾸짖는 듯한 목소리였고, 두 사람이 언성을 높이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돌아온 희윤은 로운에게 귀띔했다.
“사장님이 화를 내고 계시는데 완전 무서워요.”
로운은 연하를 두둔했다.
“방 비서님이 얼마나 잘하시는데, 사장님이 뭐가 불만일까요?”
희윤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방 비서님이 워낙 기가 세잖아요. 사장님이 화내면 그냥 듣고 넘어가야 하는데, 버릇처럼 맞받아치니까 더 불편해지는 거죠.”
로운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딱히 대꾸하지 않았다.
“우리야 그냥 자기 일 잘하면 되죠. 괜히 휘말렸다가 같이 혼나면 곤란해지잖아요.”
희윤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뭐, 그렇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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