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96화
연하 역시 분노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선배, 선배는 진짜 못돼먹었네요!”
진구는 싸늘하게 비웃었다.
“너라고 다를 것 없어.”
진구는 차 문을 세게 닫고 반대편으로 돌아가 운전석 문을 열려 했다.
그 순간 연하는 재빨리 차 문을 열고 뛰쳐나갔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갔다.
진구는 그런 연하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서늘한 기색을 띠었다.
차 안에 앉아 아직 숨을 고르기도 전 휴대폰이 울렸는데 발신인은 슬윤이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구 오빠, 어디예요?]
그러나 진구의 목소리는 짜증으로 가득했다.
“무슨 일이야?”
슬윤은 서둘러 말했다.
[저번에 말한 약혼 얘기 있잖아요. 엄마가 어머니랑 상의했는데, 다음 달 25일이 길일이라 하셨어요. 그날로 잡는 게 어때요?]
진구는 미간을 찌푸렸다.
“우리 엄마가?”
[네!]
슬윤은 기뻐하며 대답하자 진구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나 지금 교양로 쪽이야. 직접 와. 만나서 얘기하자.”
슬윤은 진구가 약혼을 받아들인 줄 알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요? 곧 갈게요. 기다려요!]
진구는 맞은편 카페로 들어가 기다렸다.
이십여 분 뒤, 한겨울인데도 짧은 스커트 차림의 슬윤이 급히 들어왔다.
“진구 오빠!”
진구가 눈길을 들어 무표정하게 말했다.
“앉아.”
슬윤은 가방을 내려놓고 환하게 웃었다.
“약혼 얘기하려고 부른 거죠?”
이에 진구의 입꼬리가 살짝 비틀렸다.
“비슷하긴 하지.”
슬윤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어디서 약혼할까요? 파티장 분위기는 어떤 게 좋을까요?”
그러나 진구는 가방에서 두툼한 서류 봉투를 꺼내더니 그 안의 사진을 책상 위에 턱 놓았다.
“슬윤아, 우리 그만하자.”
그 말에 슬윤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 멍해졌고, 조금 전까지 활짝 웃던 얼굴이 단숨에 무너졌다.
손을 떨며 사진을 집어 든 슬윤의 얼굴은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사진 속에는 슬윤이 사주해 진구와 유진을 몰래 찍게 한 장면들, 그리고 그 사람과 몰래 만나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슬윤은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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