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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7화

화영은 동지에 팥죽을 먹는 것은 알았어도 동짓날에 만두도 빚는 건 경성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신서란도 이날엔 꼭 만두를 빚는다고 하자 송혜라는 웃으며 설명했다. “할머님의 어머니 분이 경성 분이시라 그래요. 그래서 동짓날 팥죽도 먹고 만두도 빚는 풍습이 우리 진씨 집안에 쭉 내려왔죠.” 그러고는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 “이젠 몇 대가 지나 또 경성 출신 며느리가 들어올테니, 이 풍습은 계속 이어가야겠네요.” 그 말에 화영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저도 몇 개 같이 빚을게요.” 그때 우행이 전화를 걸어왔다. 화영은 부엌에서 신서란 할머니와 나란히 앉아 만두를 빚고 있었기에, 휴대폰을 집어 들고 밖으로 나가 통화했다. “여보세요?” [아까 회의 중이라 폰을 사무실에 두고 왔어요.] 우행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우리 집에 가 있는 거예요?] 화영은 웃으며 말했다. “오늘 밖에서 당신 어머님을 우연히 만나서 같이 할머님 뵈러 왔어요.” 물론 그 전에 가윤을 만난 일은 굳이 말하지 않았다. [오늘은 야근 안 해요. 곧 갈게요.] 우행의 목소리에는 묘한 웃음기가 섞여 있었고 화영은 마당을 바라봤다. 저녁 햇살이 감빛으로 물든 감나무 위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 따뜻한 빛이 화영의 눈가에도 고요히 내려앉았다. “좋아요. 그럼 기다릴게요.” 부엌으로 돌아오자 화영이 말했다. “우행 씨도 저녁 먹으러 온대요.” 이에 송혜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면 좀 일찍 오라고 해요.” 그러자 신서란은 장난스럽게 웃었다. “영이가 기다린다는데 늦게 올 리가 있겠니?” 이런 이야기가 오가면 화영은 여전히 어색했다. 부끄러워서인지 아니면 마음이 불편해서인지 그저 묵묵히 손만 놀렸다. 신서란의 손놀림은 능숙했다. 신서란이 빚은 만두는 하나같이 예쁘고 단단해, 꼭 작은 금덩이 같았다. 화영은 옆에서 배우며 따라 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제법 모양을 갖추기 시작했다. 만두가 절반쯤 완성될 무렵에도 우행은 오지 않았다. 대신 진씨 집안의 다른 가족들이 하나 둘 돌아왔다.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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