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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8화

세면대가 절반 높이로 막힌 욕실 안, 하얀 나비란 화분 뒤로 희유가 얼굴을 쏙 내밀었다. 장난기 어린 눈동자가 두 사람을 오가며 반짝였다. 화영은 손에 들고 있던 두툼한 봉투를 희유가 볼까 봐, 생각할 틈도 없이 재빨리 우행의 뒤로 숨겼다. 그 순간, 마치 우행을 끌어안은 듯한 자세가 되어 버렸고, 멀리서 보면 꼭 연인이 다정하게 포옹하는 장면처럼 보였다. 이에 우행은 표정을 굳힌 채 말했다. “이제 곧 밥 먹을 거니까. 주혜영 아주머니랑 식탁 좀 정리해.” “푸하하.” 희유는 웃음을 터뜨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알았어요, 알았어요.” 그러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총총히 뛰어나갔다. 곧 화영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뒤로 물러서려던 여자의 손목이 우행의 손에 붙잡혔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이곳은 본채에서 조금 떨어진 별채 욕실이었다. 건너편 부엌과는 마당과 복도를 사이에 두고 있었고, 마당엔 붉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가 두 그루 서 있었다. 또한 촘촘한 가지와 잎이 빛을 가려 자연스러운 차폐막이 되었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부엌 쪽에서는 불빛과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쪽은 어둑했다. 어스름 속 두 사람의 그림자가 서서히 겹치며 하나로 녹아들었다. “내가 준 향수 썼네요?” 우행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지만 묘하게 가슴을 울렸다. 화영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무언가에 홀린 듯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또한 우행이 고개를 숙이며 숨결이 가까워지는 걸 뚜렷하게 느꼈다. 우행의 반쯤 내리뜬 눈 속엔 깊은 어둠이 깃들어 있었고, 그 어둠은 마치 심연처럼 화영을 끌어당겼다. 입술이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우행은 갑자기 멈추고는 화영의 허리를 조심스레 감싸며 낮게 속삭였다. “지금은 여기까지 하고 나머지는 돌아가서 하죠.” 허스키한 음성에 화영의 마음이 쿵 하고 떨어졌다. 또한 무너져 내린 자리에 남은 것은 불규칙한 숨결뿐이었다. 이에 화영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고 우행은 살짝 피식하고 웃으며 숨소리를 흘렸다. 화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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