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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5화

이에 화영은 개의치 않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나 혼자 가면 돼요. 우리가 같이 가면 또 사람들 눈에 띄잖아요.” 우행은 약속을 다시 지키지 못한 것에 마음이 쓰였다. [최대한 빨리 처리할게요. 시간이 되면 화영 씨한테로 갈게요.” “난 그냥 얼굴만 비추고 나올 거라서 굳이 오지 않아도 돼요.” 몇 마디 더 나눈 뒤, 화영은 손에 쥔 일을 마무리하고 스스로 운전해 호텔로 향했다. 세라는 블루드 본사 맞은편 카페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우행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았다. 세라는 흰색 단정한 옷차림이었지만 얼굴은 야위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미안해. 근무 시간에 불러냈네.” 세라가 조용히 말하자 우행이 맞은편에 앉았다. “가윤이 일 때문이야?” 세라는 그제야 참아온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를 내뱉었다. “방금 병원에서 나왔어. 아버지가 돌아가셨어.” 우행은 순간 멈칫했고 낮게 말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게.” 세라는 티슈로 눈가를 한번 훔치고 말을 이었다. “아버지 장례를 치르려고 오늘 집에 가봐야 해. 세욱이도 혼자 감당하기 힘들 거고, 희문도 며칠 동안 강성에 없어서 가윤이는 네가 좀 신경 써줘야겠어.” “너도 일 때문에 계속 같이 있어줄 수는 없으니까 신서란 할머니 댁에서 이틀 정도만 지내게 해줘. 이틀 뒤에 내가 데리러 갈게.” “알겠어.” 우행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고 눈물이 고인 세라의 목소리가 다시 떨렸다. “고마워.” “가윤이는 네 일만이 아니야. 나도 책임이 있어.” 우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로 데리러 갈게.” “같이 갈게. 집에 들러 챙길 것도 있어.” 두 사람은 차례로 차에 올랐다. 마침 도로 맞은편에서 한 차량이 지나갔고 그 안에서 화영이 눈을 크게 뜬 채 뒤를 돌아보았다. 빠르게 멀어지는 차였지만 화영은 절대 착각하지 않았다. 그 차도, 그 사람도, 그리고 옆자리에 탄 그 여자도 확실히 알았다. 그렇게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린 화영의 눈빛은 서서히 가라앉았다. 우행은 신서란이 가윤이를 보고 싶어 한다는 이유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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