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87화
[어차피 몇 해 동안 나도 너를 우리 집 아이 같은 마음으로 생각했으니, 식구끼리 괜히 그렇게 고마워할 필요 없다.]
강재석이 소희에게 전화를 넘겨주자 여자는 화영을 다독이며 말했다.
[이제는 네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집안 어른도 나섰으니, 올해는 마음 편히 보내.]
그 말에 화영은 가볍게 숨을 내쉬며 웃었다.
“네 말 덕분에 많이 안심돼.”
소희가 곧이어 말했다.
[추씨 집안 사람들은 괜찮지만 추신수 본인은 성질이 좀 까다롭고 변덕이 심하니까 조심해야 해.]
화영은 평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금은 병원에 있으니 당장 별일은 못 일으킬 거야.”
소희가 다시 물었다.
[그렇게 크게 다친 거야?]
화영이 옅게 웃었다.
“아마 병원에서 설을 쇠는 게 더 취향인 모양이지.”
설 아침.
아침상을 치운 뒤, 화성국이 화영을 서재로 불러 말했다.
“신수가 아직 병원에 있으니 오늘은 가서 곁에 좀 있어 줘. 기자가 올 수도 있으니까.”
화영은 곧바로 상황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곧 갈게요.”
“오늘은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그냥 병원에만 있어.”
“네.”
서재에서 나온 화영은 어머니 강인아에게도 한마디 전한 뒤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했다.
병동에 도착하자, 예상대로 몇 명의 기자가 복도에 앉아 대기를 하고 있었다.
곧 카메라 셔터가 화영을 향해 연달아 터졌다.
화영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꽃다발을 들고 안쪽 VIP 병동으로 걸어갔다.
그 구역으로 들어서자 외부 사람들의 접근은 제한되어 복도가 한결 조용해졌다.
화영은 병실 문을 톡톡 두드려 열었다.
마침 화장실 문이 방금 닫히는 소리가 났고, 화영은 무심한 척 그쪽을 슬쩍 확인한 뒤 신수의 침대로 걸어갔다.
“너희 집 요리사 바꿔야겠네?”
화영이 담담하게 말하자 신수가 눈썹을 들며 되물었다.
“무슨 소리야?”
“너희 집의 요리가 너무 별로인가 봐. 설에까지 병원에 눌러앉을 정도면.”
신수의 다리는 사실 집에서 요양해도 될 수준이었는데도 남자는 설까지 병원을 떠나지 않았다.
그 의중을 알아챈 신수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