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08화
화영이 말했다.
“그때 학교 과제가 금 액세서리 공예 발전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중세 헝가리 작가 모르의 저서를 읽었는데, 거기서 고법 제련과 금 액세서리 제작 방식이 소개돼 있었죠.”
“그걸 보고 영감이 와서 황금 장신구 세트를 디자인해 보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그린 작품이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날 화영은 학교에서 바로 추씨 저택으로 향했고, 심심해서 다시 그 디자인 노트를 꺼내 보았다.
볼수록 마음에 안 들어서 꽃이 있는 정원 테이블 위에 무심코 내려두고 자리를 떴다.
그리고 돌아왔을 때, 노트는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화영은 현장에 있던 도우미들에게 물었으나 다들 신수가 방금 그 자리에서 화영을 찾아다녔고 말했다.
이에 화영은 그 말만 듣고 디자인 노트를 신수가 가져갔다고 확신했다.
나중에 신수에게 물었을 때 남자는 장난스레 부정했다.
그 태도 때문에 화영은 신수가 일부러 자신을 놀리며 쉽게 돌려줄 생각이 없다고 오해했다.
애초에 마음에 안 들던 작품이라 화영은 그냥 포기하고 잃어버린 셈 치고 넘어갔다.
그런데 정말 잃어버린 것이었고, 그것도 가장 뜻밖의 사람 손에 들어가 있었다.
우행이 생각지도 못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도 그때 우연히 모르의 책을 접했어요. 그래서 화영 씨 디자인 노트를 봤을 때, 이 반지에 홀린 것처럼 빠져버렸죠.”
“화영 씨 디자인이 당시의 미감을 그대로 되살려낸 느낌이었으니까요.”
화영의 마음에 기묘한 기쁨이 퍼졌다.
“신기하게도 정말 딱 맞아떨어졌네요.”
우행의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눈은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줄곧 이 반지를 끼고 다녔어요. 정말로 좋아하기도 했지만, 다른 번거로운 일들을 막아주는 역할도 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화영 씨가 이 반지를 보면 언젠가는 떠올릴 거라 기대했는데...”
하지만 화영은 이미 다 잊어버렸고, 오히려 예전 디자인을 못마땅해했다.
그 말에 화영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날 내가 물어봤을 때 왜 말 안 했어요?”
우행의 눈빛이 깊어졌다.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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