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12화
다음 날 점심 무렵, 우행은 책상 위의 서류를 정리하다가 휴대폰이 울렸다.
이에 화면을 확인한 우행의 손은 허공에 멈추었다.
전화 화면에는 세라의 이름이 떠 있었고 우행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혹시 방해한 건 아니지?]
세라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아니야.”
우행이 차분하게 물었다.
“무슨 일인데?”
[오늘 기윤 씨를 만났어. 잠깐 얘기했는데, 아직도 희문을 못 잊은 게 딱 느껴지더라. 희문도 기윤 씨한테 마음이 남아 있고.]
[그래서 저녁에 둘을 불러서 얘기 좀 시켜보면 어떨까 싶어. 혹시라도 다시 이어질 수도 있잖아.]
우행은 서류를 넘기던 손을 멈추고 깊게 숨을 들이켰다.
“감정 문제는 둘이 스스로 해결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근데 둘이 헤어진 건 결국 서원혁 때문이잖아. 그 일은 가윤의 일하고도 얽혀 있고, 우리도 같이 해결하려던 문제였고.]
[지금은 희문이 알아서 정리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아무 역할도 안 하면 너무 차가운 거 아닌가? 너는 안 그렇게 생각해?]
세라의 말은 묘하게 반박하기 어려웠는데 그렇다고 외면하면 모든 부담을 희문에게 떠넘기는 꼴이 되기도 했다.
[다른 뜻은 없어. 그냥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야. 우리 다 친구잖아. 둘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걸 보면 나도 마음이 아프거든.]
우행은 잠시 말을 고르며 창밖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면 저녁에 네가 배기윤을 불러. 나는 희문한테 얘기해 볼게. 둘이 만나서 어떻게 되든 그건 희문의 진심에 달린 거고, 나는 거기까지야.”
[그래, 기회만 만들어주면 돼. 친구로서 그 정도면 충분하지.]
“응.”
우행이 짧게 대답했다.
“내가 바로 전화해 볼게.”
[기윤 씨 쪽은 내가 알아서 할게. 저녁에 보자. 잘되면 좋겠어. 우리 둘이 좋은 일 하나 한 셈이니까.]
우행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그럼 끊을게.”
[그래, 일해.]
세라는 밝은 목소리로 인사했다.
희문과 기윤을 이어주는 일에 크게 내키지 않았던 가윤도, 세라의 차분한 설득을 들은 끝에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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