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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4화

희유는 말을 마친 뒤 창밖을 바라봤다. 하늘 끝에 걸린 옅은 구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꿈속 아이의 모습은 이미 흐릿해지고 있었지만, 그때 느꼈던 감정만큼은 여전히 선명하게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예전의 희유라면 귀신이나 신령 같은 존재를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이 세상에는 아직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우연이든, 미신이든, 그저 경건한 마음을 품고 살아가면 되는 것이었다. ... 오후가 되자 희유와 명우는 시내를 지나던 길에 도우훈 주임의 병문안을 갔다. 도우훈은 침대 머리에 기대어 약을 마시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들어오자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권했다. 큰 병을 앓고 난 사람처럼 보였다. 안색은 창백했고 몸에도 힘이 없어 보였다. 머리카락도 이전보다 많이 희어져 있었지만 눈빛은 예전처럼 맑고 또렷했다. 또한 미소 역시 온화하고 품위가 있었다. 도우훈이 명우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민유라는 귤 하나를 까서 희유에게 건넸다. 그리고 감사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동안 우리 남편 때문에 많이 고생했죠. 정말 고마워요.” 희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도 주임님도 결국 일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요.” 민유라는 진실을 알지 못했기에 그저 추측만 할 뿐이었다. “아마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던 것 같아요. 깨어난 뒤에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봤는데,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좋은 일일 수도 있어요.” 민유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더 이상 묻지 않으려고요. 우리 남편만 건강하게 회복하면 됐죠.” 병실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우훈은 아직 몸이 약해 충분한 휴식이 필요했기에 희유와 명우도 작별 인사를 하고 병실을 나섰다. 민유라는 병실 밖까지 배웅해 주고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퇴원하면 집에 와서 꼭 한번 밥 먹어요.”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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