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29화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석유와 명빈은 하호훈을 기다리지 않고 함께 집을 나섰다.
두 사람이 향한 곳은 중앙광장의 야외 놀이공원이 아니었다.
성주에 있는 대형 테마파크였지만 석유는 이런 곳에 처음으로 와봤다.
설날 첫날이었지만 사람은 무척 많았다.
놀이공원 곳곳에는 설을 주제로 한 각종 행사와 장식이 마련되어 있었고, 분위기는 유난히 활기차고 떠들썩했다.
공연도 진행되고 있었다.
석유는 안내에 따라 공연 티켓을 산 뒤 줄을 서기 시작했는데, 잠시 뒤 고개를 돌려 보니 어느새 명빈이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너무 많았기에 이렇게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사람 하나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석유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려던 그때, 누군가 뒤에서 가볍게 어깨를 툭 쳤다.
석유가 돌아보자 명빈이 손에 든 무언가를 석유 머리에 씌워 주고 있었다.
“이게 뭐예요?”
석유는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벗으려 했다.
“가만히 있어요.”
명빈은 석유의 손목을 가볍게 붙잡고는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잘 어울려요.”
사슴뿔 모양의 털 머리띠였다.
짧은 머리의 석유가 쓰고 있으니 차갑고 도도한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고, 귀여운 느낌까지 더해졌다.
석유는 손으로 머리띠를 한 번 만져 봤다.
표정은 조금 어색했지만 잠시 망설인 끝에 결국 벗지 않았다.
그리고 명빈은 그것만으로도 무척 기뻤다.
석유는 다시 줄을 서려 했지만 명빈은 여자의 손목을 잡고 그대로 줄 밖으로 이끌었다.
석유는 명빈을 따라 걸으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공연 안 볼거예요?”
명빈은 맑고도 순수한 석유의 눈빛을 바라보자 가슴 한켠이 간질거리는 것만 같았고, 여자를 바라보는 눈빛은 더욱 다정해 보였다.
“봐요. 그런데 줄은 안 서도 돼요.”
그제야 석유는 자신이 정말 순진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일의 90%는 결국 돈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돈이 있으면 줄을 설 필요도 없었고 가장 좋은 자리에도 앉을 수 있었다.
하씨 집안도 충분히 잘 사는 편이었지만, 석유는 부자들의 암묵적인 룰에 대해 아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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