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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7화

명빈은 낮게 웃음을 흘리더니 앞으로 다가와 석유를 품에 안고는 온몸의 힘을 뺀 채 그녀에게 기대며 나직이 말했다. “석유 씨가 와줘서 정말 기뻐요. 정말요.” 사실 명빈도 석유가 올지 확신하지 못했다. 석유 성격이라면 휴대폰을 던져놓고 아예 무시해 버려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석유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아무도 몰랐겠지만 명빈은 아주 많이 기뻤다. 내내 조마조마하던 마음도 그제야 비로소 놓이게 되면서 명빈은 고개를 숙여 석유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러고는 뜨겁고 빛나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야 남자친구 자리도 제대로 인정받았네요?” 석유는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것을 느꼈고 미안한 마음도 조금은 들었다. 그래서 눈을 내리깔며 조용히 말했다. “사실은 내가 명빈 씨한테 고마워해야 하죠. 성격이 좋은 편이 아니라는 건 나도 알아요. 그런 나를 몇 년 동안 계속 이해해 주고 기다려줬잖아요.” 어쩌면 부모에게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래서 석유는 자신의 모든 감정을 희유에게만 쏟아부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명빈은 이 세상에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이 또 한 명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 누구보다도 더 깊이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명빈은 고개를 저으며 안타까운 눈빛으로 석유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니에요. 그런 말 하지 마요. 석유 씨의 모든 모습은 저한테 가장 소중해요.” “몇 년을 더 기다려도 괜찮고, 평생을 기다려도 괜찮아요. 석유 씨가 계속 저를 시험해도 괜찮아요.” 석유는 고개를 들었다. 입가에는 웃음이 번졌지만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 “명빈 씨.” 명빈은 곧바로 대답했다. “네, 여기 있어요.” 석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랑해요.” 명빈의 숨이 순간 멎는 듯했다. 복숭아꽃처럼 아름다운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더니 잠시 후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번 말했으면 이제 절대 번복하면 안 돼요. 오늘 술 마셔서 그런 거라고도 하면 안 되고요.” 석유는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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