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2장

송희재는 젠틀해 보이지만 사실 수법이 정말 매서운 사람이었다. 몇 년 전 눈 내리는 밤, 상대가 염정훈을 향해 달려왔다. 그때 염정훈이 서정희를 온몸으로 보호해줬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서정희는 진작 죽었을 것이다. 사실 이 모든 일의 주범은 송희재였다. 서정희는 하루도 잊지 않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그가 당당하게 나섰고 서정희가 숨어 있었다. 한송이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 “희재 오빠, 저 여자를 꼭 막아야 해요. 아저씨도 저 여자에게 속아서 모르고 있어요. 아빠 목숨이 위태로운데 저렇게 젊은 여자가 무슨 경험이 있어서 이 수술을 하겠어요? 우리 아빠가 실험용 생쥐도 아니고 혹시라도 수술에 차질이 생기면 아빠를 잃을 수도 있어요!” “송이야, 조급해하지 마.” 송희재는 한송이를 달래다가 한시안을 쳐다보았다. “사모님, 송이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이 아가씨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나이가 확실히 어려 보입니다. 경력으로는 이 교수님과 비길 수가 없겠죠.” 한시안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염정훈을 바라봤다. “태하야, 듬직한 네가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염정훈은 단호하게 한마디 했다. “정희를 믿어요.” 서정희는 속으로 믿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 사람이 정말로 지한이 죽이려 한 사람이라면 구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정희는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총알이 1센치만 더 옆으로 박혔다면 부남진은 즉사할 수 있었다. 지한이 설마 잘못 계산한 것일까? 하지만 송희재가 자신을 급급히 보여주려는 모습은 모든 것이 지한의 의도인 것 같았다. 그의 목적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송희재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왜 심장을 다쳤을까, 송희재는 어떻게 미리 이 교수를 찾아 얘기해 놓았을까? 진실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아웃사이더 서정희가 어떻게 그 진실을 알 수 있겠는가? 이 싸움에 그녀는 끼고 싶지 않았다. 원해인이 옆에서 호언장담했다. “이 계집애가 나이가 어리다고 얕보지 마세요. 실력은 정말 대단하니까. 이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