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7장

부장성은 성숙하고 듬직하며 카리스마가 강한 사람이었다. “태하가 추천한 사람이라고 들었어요. 그러니 당연히 믿어요. 일이 이렇게 됐으니 최악의 결말을 보더라도 그쪽과 무관할 겁니다.” 서정희도 더 이상 군소리하지 않고 대답했다. “바로 소독하고 수술실로 들어가겠습니다.” 그녀의 등장에 우현우의 눈도 반짝였다. 서정희는 자신의 스승을 힐끗 쳐다봤다.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우현우는 그녀를 각종 수술현장에 데리고 갔다. 그때 그녀는 옆에서 공부하며 기록했고 늘 교수님의 뒷모습만 지켜봤다. 하지만 오늘 그녀는 단숨에 집도의가 되었고 스승이 그녀의 조수가 되었다. ‘선생님,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우현우는 조금 전 수술 상황에 대해 한 번 설명했다. 서정희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 우현우의 눈에 걱정이 서려 있는 것이 보였다. 의사로서 가장 두려운 것이 바로 무능하고 무력한 것이다. 환자가 자신의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때 이런 표정을 짓게 된다. 이때 서정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번거롭기는 하지만 살릴 수 있어요.” 순간 우현우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마스크에 가려진 낯선 얼굴이었지만 꼭 마치 서정희를 보는 듯했다. ‘그럴 리가? 학업도 못 마친 아이가 여기에 나타날 리가 있겠는가?’ 하지만 낯선 사람인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우현우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다. “진짜요?” “네.” 우현우가 말하지 않았는가? 그녀는 꼭 이 바닥에서 일해야 할 사람이라고... 오늘 서정희는 그의 안목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문밖에 서 있는 사람들은 1분 1초가 흐르는 것을 지켜보며 손에 땀을 쥐었다. 특히 송희재는 다른 사람보다 더 긴장했다. 평생 염정훈과 같이 충돌 없이 살았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염정훈과 같은 목표를 갖고 있었고 각하가 수술대에서 죽으면 그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한송이만이 여전히 재잘재잘 지껄이고 있었다. “정말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