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장

백선이 도대체 어떻게 변선희를 홀렸길래 나이를 먹을만큼 먹은 사람이 이렇게 천진한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가 왜 축복해줘야 하는데요? 백지연이 날 이렇게 만들었어도 단 한번도 되갚아준 적 없어요. 그런데도 걔를 축복해줘야 해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엄마도 너희들 이전 일에 대해서 들었어. 정희야, 네 아이는 사고였어. 지연이도 바다에 빠져서 너처럼 아이를 잃을 뻔했는데 운이 좋아서 아이를 낳을 수 있었던 것 뿐이야. 이건 지연이를 탓할 수 없지." 분명 백지연이 또 사실을 왜곡해서 얘기했을 것이다. 웃긴 건 백지연이 무슨 말을 하든 변선희가 곧이곧대로 믿고는 정희를 비난하는 것이었다. "백 사모님, 태국 앙통주의 와트무앙사원이라는 곳 아세요? 티켓 끊어줄테니까 비행기 타고 가서 직접 보세요. 도착하면 큰 불상이 보일 거예요. 불상 밀어내고 당신이 그 자리에 앉으세요." "정희야, 내가 이렇게 진심으로 널 약혼식에 초대하는데 너 태도가 그게 뭐니? 이제 와서 뭐가 그렇게 불만인 건데? 엄마 말 잘 듣는 착한 딸이 될 순 없어?" 변선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소금처럼 서정희의 상처에 뿌려졌다. 더 슬픈 건 변선희는 자신이 얼마나 아픈 지도 모르고 점점 더 톱질하며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다. 이번 판은 백지연의 완승이었다. 남자도 얻고 엄마도 완전히 제 편으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서정희는 더 이상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다. "하나만 물어볼게요. 나랑 백지연이 동시에 위험에 처해서 한 사람만 살아남을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실 거예요?" "당연히 너지. 네가 내 딸인데. 엄마가 하는 모든 건 다 널 위해서야." 변선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말이 듣기 거북할 수도 있지만 정말 진심으로 네가 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이야. 넌 내가 배 아프게 낳은 딸인데 당연히 널 사랑하지." "그거면 됐어요. 백지연이랑 원수로 지낸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이좋게 지내는 것까지는 바라지 마세요. 얽히지 않는 거말로 우리가 잘 지낼 수 있는관계예요. 당신을 보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