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8장

섬에는 진상정과 진영이 보이지 않았고 하인과 요리사들이 서정희를 위해 특별히 해물 [1]요리를 준비했다. 그녀는 말 없이 죽만 마셨다. 이상한 침묵은 염정훈을 매우 불편하게 했고 그는 자발적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정희야, 넌 예전에 말이 많았던 것 같은데." 서정희는 잠시 멈칫했다. 그래, 그때는 말이 참 많았지. 당시 그는 회사 일로 매일 바빴고, 출장 아니면 출근을 해서 그녀와 같이 보낼 시간이 별로 없었다. 서정희는 둘이 함께 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겨 밥 먹을 때도 쉬지 않고 말을 걸었다. 몇 번이나 사레 들려 기침을 멈추지 않았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고 물을 두 모금 마시더니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한 체[2] 다시 말을 이었다. 그때와 달리 지금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전혀 없고 희비도 찾아볼 수 없다. 서정희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냅킨으로 입을 닦으며 물었다. "뭘 듣고 싶은거야? 요즘 회사 일이 잘 풀리냐고 묻기를 바라는 거야?" 염정훈은 말문일[3] 막혔다. 어느 순간부터 둘은 정상적인 대화조차 나주지 못했다. 그도 식욕을 잃어 포크를 내려놓고 힘없이 말했다. "난 너가 여기에 오면 기분이 좋아질 줄 알았어. 코코넛, 파도, 모래사장, 해빛도 있는 곳이니까. 내일은 다이빙 하러 가자." 서정희는 코웃음을 쳤다. "앞으로 내가 여기서 오래 살아야 한다는 거네?" "너 살이 많이 빠졌어. 섬에서는 아무도 너를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니 푹 쉬면서 몸조리를 해. 너 아버지 쪽은 내가 이미 사람을 보냈으니 소식이 있으면 바로 알려줄게." "날 가두는 것과 뭐가 달라?" 그저 갇힌 케이지만 커졌을 뿐 달라진게 없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구속하지 않아도 그녀는 탈출할 수 없다. 그녀는 그저 염정훈이 낙원에 키워둔 정인이다. 케이지가 아무리 바꿔도 그녀의 신분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그런 뜻이 아니야, 나는..." 하지만 서정희는 더[4]이상 그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이쪽이 침실이지, 먼저 들어갈게." 거의 그대로 남겨진 해물 [5]요리를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