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9장

염정훈은 몇 달 전부터 괜히 불안해했다. 서정희가 아파서 급격히 살이 빠졌을 까봐 건강 검진을 받게 했는데 다행이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약을 먹는 그녀를 보고 염정훈은 또 이유없이 불안함을 느꼈고 서정희는 이미 약을 삼켰다. 그녀는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휴지로 입가의 물기를 닦은 후에야 그의 손에서 손목을 빼냈다. "위장약." 맞다, 전에 위병이 있다고 했지. 염정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내일 의사를 부를[1]테니 검사 한[2]번 받아." "건강 검진은 이미 받았고 결과는 너도 잘 알잖아? 난 건강하다고!" 서정희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문뜩 건강 검진 받으러 간 날 염정훈의 표정이 떠올랐다. 예전에 그녀가 아프다고 말하면 염정훈은 관심은 커녕 그저 비웃기만 했다. 다시는 자신을 바보로 만들지 않기로 결정한 그녀는 그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 또 엄살 부리고 있다고 오해 받을 까봐. 염정훈은 약병을 자세히 체크했지만 아무런 설명도 적혀 있지 않았다. "왜 합격 증명이 없지?" 서정희는 담담하게 말했다. "한 병의 용량이 너무 적어[3] 여러 병의 약을 여기에 같이 넣은 거야." 이건 주원정이 그녀를 위해 특별히 구해온 약이고, 제 시간에 복용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염정훈은 그녀의 말에서 이상한 점을 전혀 찾을 수 없었고 서정희는 이미 돌아섰다. "이제 가서 쉬어도 돼[4]?" 입을 몇 번 열었지만 염정훈은 결국 말 한 마디도 못했다. 지금의 서정희는 그에게 말을 걸지도 않았고 그의 심정에 신경을 쓰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그와 다투지도 않았다. 기쁨도 분노도 살아진[5] 채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이런 서정희는 염정훈을 더욱 힘들게 했다. 낯선 사람처럼 따지지도 다투지도 않은 것보다 차라리 그를 때리고 욕하는 것이 백배 낮[6]다. 서정희는 이미 샤워를 마쳤는데 어제 너무 오래 자서 그런지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재킷을 걸치고 동네를 한 바퀴 돌려고 했다. 여기는 야경도 매우 예뻤다. 벚꽃나무에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