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0장
희미한 빛에 비춘 염정훈의 표정은 유난히 진지해 보였다.
서정희는 마른 입술을 적시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염정훈, 넌 도대체 백지연을 잠깐 사랑했던 거야, 아니면 늘 잊지 못했던 거야?"
염정훈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가 잊지 못한 첫사랑이었다면 너랑 결혼을 왜 했겠어? 정희야, 정말 너에 대한 나의 마음을 몰라서 이러는 거야?"
그는 그녀에게 상처를 줬지만 진심으로 잘해준 것도 많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가 지금까지 손을 놓지 못하고 버티지도 않았을거다[1].
"그럼 날 괴롭히려고 그랬던 거야?"
2년이 지났다. 혼인관계는 끝났지만 그녀는 여전히 제대로 된 설명을 듣고 싶었다.
염정훈이 갑자기 그녀를 안았고 서정희는 그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정희야, 백지연과의 일은 나중에 설명해 줄게. 지금은 아니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믿어줄래?"
거절이 두려운 듯, 염정훈은 또 한 마디 덧붙였다. "기사에 나온 첫 [2]사랑같은 소리는 믿지 마. 나한테 그녀는 그저 같이 자란 동생일 뿐이야. 하지만..."
그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서정희와 눈을 맞췄다. "나한테 잊지 못한 첫 [3]사랑이 있다면 그녀는 백지연이 아니라..."
그의 뜨거운 눈빛을 마주한 서정희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벚꽃과 반딧불이가 두 사람을 감쌌고, 이 곳의 모든 것이 말도 안 될 정도로 아름다워 염정훈에 대한 혐오감마저 잠시 사라졌다.
염정훈이 말을 이으려는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새들도 잠이 든 정막한 섬에는 핸드폰의 진동소리만 선명하게 들렸다.
"받아." 서정희가 담담하게 말했다.
핸드폰을 확인했더니 진상정이었다.
이 시간에 전화를 하는 것은 분명히 중요한 일이 일어났다는 건데 그는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야."
"대표님, 큰 일 났습니다."
염정훈은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몰랐고 서정희를 흘끗 쳐다보고 옆으로 물러났다.
맞은 편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잠시 황홀했던 서정희도 다시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콧웃음[4]을 치고 자리를 떠났다.
이제와서 그의 첫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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