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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장

생각에 잠긴 정희를 보고 서제평은 그제야 자신이 너무 멀리까지 얘기한 것을 알아챘다. “나 좀 봐. 원래는 너랑 정훈이 일에 대해서 얘기하려 했는데 어쩌다가 내 얘기를 하게 된 건지. 정희야, 걱정 마. 정훈이는 좋은 사람이야. 밖에서 함부로 지낼 사람이 아니야. 네가 시집 가기 전에 정훈이에 대해 조사를 했었는데 남녀 문제에 있어 잘 해왔더라고.” 서정희는 염정훈의 일은 하나도 듣고 싶지 않았다. “아빠, 강선화에 대해 얼마나 알아?” 서제평은 원래 이 주제를 다시 꺼내고 싶지 않았지만 서정희가 신경을 쓰는 듯 해 다시 입을 열었다. “처음에 내 마음속에서는 착하고 똑똑한 아이였는데 나중에 강선화가 하는 행동을 보니 내가 알고 있던 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단 것을 알았어. 왜? 아는 사이야?” 서정희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별 거 아냐. 그냥 아빠 연애가 궁금해서.” 서제평은 다정하게 웃었다. “다 지나간 일이야. 아빠는 지금 다른 생각 없이 그냥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서제평은 강선화의 죽음이 사고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염정훈이 강선화 때문에 서씨 집안에 화풀이 한 일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서정희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아빠, 알았어. 나랑 정훈이 일은 걱정 마. 내가 잘 할게. 아빠가 얘기했듯이 어디 안 싸우는 부부가 있겠어. 게다가 우린 싸운 것도 아니라니까? 정훈이 일 때문에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을 뿐이야. 그러니까 걱정 마. 요즘은 임신 때문에 몸이 힘들어서 잘 안 웃는 것 뿐이야.” “그래. 그런거면 마음이 놓이네. 디저트 갖다 줄게.” 서제평이 눈에 띄게 좋아하는 것을 보자 서정희는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잠깐은 숨길 수 있어도 평생은 숨길 수 없었다. 서제평이 천천히 일어나 디저트를 가지러 가는 것을 보고 서정희도 얼른 일어나 그 뒤를 쫓았다. “아빠, 나 혼자 갈게. 아빠는 앉아서 쉬어 좀. 아무리 전보다 나아졌다 해도 급하게 하지마.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여기서 잘 휴식해요. 모든 것이 다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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