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6장

유아제품을 파는 곳에 들어선 염정훈은 그제서야 서정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의 첫 아이인 염정한을 그 누구보다도 아껴야 했는데 하필 그때 염화진의 일로 둘 사이가 멀어진 상태였다. 알록달록한 작은 옷들을 보면서 그는 당시 서정희가 왜 할 말이 그토록 많았는지, 왜 눈이 그렇게 빛났는지 알게 되었다. 아이의 물건은 작고 부드럽지만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와, 대표님! 이 망아지 인형 좀 보세요, 너무 귀여워요. 이 장난감 총도요.”  “옷도 엄청 작아요. 아이가 다 이렇게 작나? 완전 고양이인데요.”  “쯧쯧, 이 쪽쪽이도 좀 보세요.” 진상정은 염정훈보다 더 들떠있었다. 그들과 같은 상남자가 유아매점은 처음이니까. 옆에 선 가이드는 염정훈의 옷차림만 봐도 큰 손님이 왔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가 찬 시계만으로도 가게를 살 수 있었기때문이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남자 아이인지 여자 아이인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아이가 아직 너무 작아 검사를 할 수 없어 염정훈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건 아직 몰라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이쪽 스타일은 신생아에게 더 적합하고 남자 아이든 여자 아이든 다 입을 수 있는 색상들입니다.” 염정훈은 오히려 옆에 있는 분홍색 옷을 향해 걸어갔다. 그는 서정희가 딸을 낳기를 원했다. 아이 둘을 가져서 딸을 낳을 확률이 높지만 아무도 모를 일이다. 또 아들일 수 도 있다. “딸을 좋아하시나봐요.” 여자 아이의 옷은 디자인이 비교적 뛰어났다. 부드러운 레이스 장식이나 리본이 있고, 또 공주 스타일인 티어드 스커트도 있다. 염정훈은 자신이 서정희를 닮은 딸을 얻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할 수 없었다. 작고 부드러운 딸은 사람 마음을 녹일 정도로 귀여울 것이다. 아이에 대한 기대감 만으로 이렇게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염정훈은 8개월 후 서정희가 출산하는 날만 기다렸다. 이번에는 꼭 그녀가 다치지 않도록 잘 보살필 것이다. “이것만 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