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6장

서정희가 듣지 못할 안전한 곳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야 염정훈이 다시금 입을 연다. “애한테 문제라도 있는거야?” 그는 담배 한 가치를 뽑아 입에 물기만 한 채 잔뜩 흐린 눈빛을 하고 있다. “아니요 아닙니다. 염 대표님 안심하시죠. 아이는 현재로썬 안전합니다만 그저 몇 마디만 귀띔해 드리려는 겁니다. 사모님께서 대량 출혈 내력이 있으시고 자궁 내막도 남들에 비해 얇은 탓에 유산 가능성이 높다는거죠.” 아무런 대꾸도 없는 염정훈을 보던 의사가 한 마디 더 거들었다. “임산부의 감정상태가 무엇보다 중요하오니 대표님께서 각별히 신경써서 돌봐드리세요. 최대한 자극 주시시 마시고요. 자칫하다간 아이를 잃을수도 있으시니 사모님 그러셨다간......” 모선생이 조심스레 눈치를 보며 염정훈을 곁눈질한다. 염정훈의 손에 들려있던 담배는 이미 형채도 알아볼수 없을 만큼 부스러져 있었고 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한다. “계속 해 봐.” “사모님께서 쌍둥이를 임신하셨으니 일반 임산부들보다 두 배는 더 힘드실거예요. 유산이 주는 상처도 더욱 깊고 클거고요. 심하면 목숨이 위협 받으실수도 있습니다.” “나도 알아. 임신 기간 몸 건강은 자네 팀에게 전적으로 맡기지.” “염 대표님, 걱정 마세요. 반드시 산모와 아이 모두 잘 지켜내 순조롭게 출산하시도록 케어하겠습니다.” “수고해줘.” 모선생이 떠나고 돌계단에 앉은 염정훈은 조용히 저기 먼 곳을 바라본다. 의사의 말뜻은 간단했다. 서정희의 현재 상태는 깨지기 쉬운 도자기 같아 무슨 일이 생기기만 하면 산산조각 나버릴거라는 것이었다. 몇개월만 더 견뎌내면 된다. 반드시 조심하고 또 조심해 더이상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게 해야 했다. 날이 밝자 마자 진영이 소식을 가지고 왔다. “대표님, 조사해 보시라고 했던 일은 조사 끝냈습니다.” 진영은 자료 뭉치를 건네주며 말했다. 바로 서씨 집안 자제들에 관한 서류들이다. “서 선생님과 사모님은 잉꼬 부부셨습니다. 슬하에는 여섯명의 자제들, 즉 4남 2녀를 두셨고요. 그 시체는 바로 서열 5위였던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