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앞에 선 성아린은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났고 예전 그 어느 때보다 더 아름다웠다. 놀라움과 억울함, 질투가 한데 어우러진 복잡한 감정이 배성혁의 심장을 강하게 내리쳤다.
한때는 성아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모두의 부러운 눈길을 한 몸에 받던 사람은 배수혁이었는데 지금은...
지수아도 성아린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가 이내 걷잡을 수 없는 질투와 원망에 사로잡혔다. 이렇게 철저하게 비교당하며 무시당하는 걸 마냥 지켜볼 수는 없어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샴페인 잔을 들고 일부러 허리를 배배 꼬며 성아린 앞으로 다가가 온갖 가식은 다 떨었다.
“어머, 성아린 씨 아니에요? 정말 오랜만이네요. 얼굴이 몰라볼 정도로 좋아졌는데요? 과거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나 봐요. 이분은 새 남자 친구인가요? 정말 축하해요.”
도발이 분명한 이 말은 사람들의 시선을 성아린의 스캔들로 이끌었다.
순간 모든 이의 시선이 구석으로 향했다. 표정이 어두워진 배수혁이 말리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성아린이 걸음을 멈추더니 덤덤한 표정으로 지수아를 바라봤다. 경멸에 찬 눈빛은 마치 아무 쓸모도 없는 웃음거리를 보는 것 같았다. 그러다 이내 입꼬리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잔을 들었지만 그 미소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거리감과 조롱이 묻어났다.
“지수아 씨. 오랜만이네요.”
성아린이 잠깐 뜸을 들이며 티 나지 않게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서는 지수아 옆에 서 있는 배수혁을 힐끔 쳐다봤다. 또렷하면서도 안정적인 목소리는 마치 날카로운 단검처럼 지수아의 가면을 갈라 모든 치부와 가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축하해요. 드디어 원하던 걸 이뤘네요.”
원하던 걸 이뤘다는 말이 메아리처럼 지수아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그 말은 온갖 추잡스러운 수단은 다 써가며 자리를 꿰찼던 과거와 겉보기에는 번지르르하지만 사실은 난감한 지금의 처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거나 마찬가지였다.
발가벗은 것 같은 느낌에 지수아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러는 동안 옆에 선 신지환은 지수아와 배수혁이 안중에 없는지 눈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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