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1장
9시가 넘었을 때 나영재와 성진영이 왔다.
나영재의 상태는 확실히 예전보다 좋지 않았고, 그 잘생긴 얼굴에도 병적인 창백함이 더해졌다.
"소희 씨, 제가 대표님의 짐 싸고 올 테니 천천히 얘기하세요.”
성진영은 대표님이 안소희에게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눈치 있게 비켜주었다.
안소희는 멈칫하며 말했다.
"무슨 짐을 싸요?”
기억 돌아왔다는 건 대표님이 직접 소희 씨에게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성진영은 의식적으로 나영재를 바라보았다.
"내 기억 돌아왔어."
나영재의 양쪽에 늘어뜨린 손은 굳어있었고, 새까만 눈동자는 안소희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하려는 듯 안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동안 신세를 많이 지게 되었어.”
안소희는 무심코 그에게 시선을 돌렸고 그제야 지금 그녀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그녀가 한때 제일 익숙했던 나영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에 잠긴 그녀는 그날 밤 아파트 아래에서 생긴 일이 생각났다.
그때 이미 회복되었던 걸까?
"심서를 찾아갔을 때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안소희는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함 때문에 물었다.
"기억이 돌아오면 너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영재는 숨기지 않고 기억을 잃은 나영재의 생각을 알려주었다.
"기억 회복에 실패하면 네가 자책하고 걱정할까 봐 아예 혼자 갔어.”
안소희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미 회복했으니 확실히 여기서 살 필요가 없었다.
“안소희.”
나영재는 그녀를 불렀다.
"응?"
"기억을 잃은 동안 황당한 짓을 많이 해서 너에게 폐를 끼쳤어.”
나영재의 목소리는 낮았고 쉰 듯하였는데 예전의 싸늘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미안해.”
안소희는 신경을 쓰지 않았기에 말했다.
"괜찮아, 다 지나갔어.”
나영재의 마음은 복잡했다.
그녀와 다시 얘기하고 싶었고, 그때 자신의 행동을 정말 후회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안소희가 이미 과거를 묻어버려 그가 아무리 말을 많이 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 사람은 너에게 잘해줘?”
나 영재는 한참 침묵하다가 복잡한 심경으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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