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3장
하세연은 이런 나영재의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나영재는 예전에도 많이 차갑고 싸늘했지만 이렇게까지 냉담했던 적은 없었다. 만반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마음속으로 조마조마해 자꾸만 움츠러드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하세연 씨, 당신이 고용한 경호원들은 이미 저희가 부른 사람들에 의해 통제되었습니다.”
성진영은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저희랑 함께 가는 게 나으실 텐데요?”
“제가 왜 당신들과 함께 돌아가야 하는 거죠?”
하세연은 직접적으로 말했다.
“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
그러자 나영재는 성진영에게 눈빛을 보냈다. 잠시 후, 성진영은 바로 가방에서 서류 뭉치를 꺼내 하세연에게 건네주었다.
“이게 뭐죠?”
순간, 하세연의 마음속에서는 불길한 예감이 치솟아 올랐다.
“당신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입니다.”
나영재가 한마디 한마디 또박또박 말했다.
맞춤형 슈트는 오늘따라 더욱 빛나는 것만 같았다.
“제가 경찰에 직접 넘기지 않은 이유는 제 손으로 직접 당신을 잡아가고 싶어서 입니다.”
나영재와 안소희의 사이가 이지경으로 치닫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나영재 본인 때문이었다.
하지만 만약 하세연이 배후에서 그런 짓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그들은 지금 이 정도로 사이가 나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나영재는 하세연이 안소희에게 입힌 상처를 반드시 추궁하고 싶었다.
“증거는 산더미처럼 많으니 변명할 필요 없습니다.”
나영재가 차갑게 말했다.
“전 당신이랑 같이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하세연이 말했다. 어느새 그녀의 손바닥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설마 저를 강제로 데려갈 생각은 아니겠죠?”
하세연은 본인이 가지 않는 이상, 나영재가 마음대로 자신을 데려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다른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공항 검색대는 통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말에 나영재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한껏 기대고 앉아 말을 이어갔다.
“성 비서, 하세연 씨에게 그것 좀 보여줘.”
그 말에 성진영은 하세연에게 또 다른 위임장을 보여주었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