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3장
진이준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다가왔다. 취기 때문에 평소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던 인간적인 모습이 대방출 되고 있었다.
“내가 뭘 절대 알면 안 되는데?”
갑작스럽게 훅 들어온 그의 말에 안소희는 몸이 딱딱하게 굳어서 말끝을 흐렸다.
“대장...”
안에 있는 거 아니었어? 대체 언제 나온 거지?
“말해 봐. 내가 뭘 알면 안 되는 건지.”
진이준은 안소희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며 거의 벽치기 하다시피 그녀를 품속에 가두었다.
안소희는 뒤로 물러서고 싶었지만 발을 드는 순간 이미 더 물러설 수 없는 벽에 다다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이들은 혹여나 불똥이 자기한테 튈까 봐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복도엔 두 사람 밖에 남지 않았다.
“응?”
진이준이 묵직한 목소리로 다그쳤다.
안소희는 살구꽃처럼 맑은 눈망울을 깜박이며 살짝 흔들리는 눈빛으로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한테 숨기는 거야?”
“정말 아무것도 아니에요.”
“말을 안 듣는 아이한테는 사탕 없어.”
진이준이 엄지손가락으로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쓰다듬었다. 내뱉는 순진무구한 말과 달리 끈적이는 손길이 치명적으로 섹시했다.
안소희는 생각보다 많이 취한 것 같은 그의 모습에 아무렇게나 말을 지어냈다.
“좀 전에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넘어졌어요. 걱정할까 봐 비밀로 해달라고 한 거예요.”
“네가 애야?”
진이준은 그녀의 이마에 아프지 않게 딱밤을 콩 때리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어디 다쳤는데?”
안소희는 주춤주춤 팔을 그에게 내밀었다.
“여기요. 살짝 넘어진 거라 아프진 않아요.”
“호호.”
그녀의 팔을 향해 호호 바람을 부는 그를 보며 안소희는 멍하니 서서 그녀를 챙겨주고 있는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눈치였다.
“아직도 아파?”
순순히 그녀의 말을 믿는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 같았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도 취기 오른 그의 얼굴에서 좀처럼 시선을 떼지 못했다.
마음이 싱숭생숭한 것이 갑자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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