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지유 부모님은 해양 연구자셨어. 연구 때문에 결국 그 바다에서 목숨을 잃으셨지. 그분들이 생전에 간절히 바랐던 건 단 하나였어. 지유가 평범하게, 조용하게 살아가기를.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해서 아이 낳고 평온한 삶을 살기를. 그리고 너를 만났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고. 겉보기에는 부모님의 바람 그대로였어. 하지만 지유는 지난 10년 동안 단 한 번도 바다를 잊은 적이 없어. 늘 그 바다를 생각했고 마지막까지도 포기하지 않은 연구가 있었어. 해양 생태를 복원하는 약물이었는데 너한텐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지. 지유는 마음이 단단하고 냉철한 사람이야. 결심한 일에는 미련 없이 나아가지. 네가 평생 닿지 못할 깊이까지 이미 가 있었던 사람이야. 그런 지유가 너랑 북성에서 살아주겠다고 했을 때는 그게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네가 몰랐던 거야.”
차현우는 숨이 막힐 듯한 고통에 눈물을 쏟았다. 목이 조여들 듯 아팠고 가슴도 미어졌다.
“할아버지, 제발 도와주세요. 지유가 그곳으로 가게 두고 싶지 않아요. 삼십 년... 너무 길잖아요...”
그러자 차국종은 고개를 저었다.
“안 돼, 나도 어딘지 몰라. 아무도 몰라. 그건...”
“제발요, 할아버지. 부탁드릴게요. 할아버지는 분명 방법이 있으시잖아요... 지유가 가버리면... 저는...”
하지만 차국종은 길게 한숨만 쉬었다.
“현우야, 넌 이미 지유를 배신했어. 그런데도 왜 또 붙잡으려 하니.”
“지유는 제 생명이에요...”
차국종은 결국 대답하지 않았고 차현우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차국종의 인맥은 막강했기에 차현우는 오직 이 길밖에 없었다. 그는 무릎 꿇은 채, 그대로 사흘을 버텼다.
마침내 차국종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통화를 마친 차국종은 끝내 고개를 저었다.
“현우야, 이러는 건 의미 없어. 내가 사람 시켜서 확인했는데... 지유는 이미 떠났더라. 세준이도 함께 데리고 갔고. 그곳에는 신호도 없고 외부와 단절된 상태야. 문이 닫히면 완전히 차단되고 30년 후에나 나올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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