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화
차건우는 침묵을 지키자 하지안은 창밖을 내다보았고 이 화제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남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동연이가 3살 때 납치당한 적이 있어. 그때 이틀 밤낮 동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방에 갇혀 있었어.”
차건우의 말투는 평온했고 아무 기복이 없었지만 운전대를 잡은 손에 튀어 오른 핏줄과 빨갛게 달아오른 눈동자가 진짜 심정을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안은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틀 밤낮 동안 차동연이 대체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성인도 그런 상황에서 트라우마가 안 생기기 어려웠으니 3살짜리 어린아이는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안은 마음이 아팠고 자기도 모르게 욕설을 퍼부었다.
“미친! 쓰레기 같은 새끼들! 그런 인간들은 살아 있을 자격이 없어요. 내가 저주할 거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부스럼이 생기고 밥 먹으면 목이 메어 죽고 물 마시면 사레 걸려 뒤지고 문밖에 나가면 차에 치여 죽을 거야! 어쨌든 비참하게 죽을 거라고!”
차건우는 분노로 볼이 빨갛게 달아올라 씩씩거리는 하지안을 바라보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심지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타오르던 분노의 불길마저 많이 줄어든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안은 엉겁결에 자신을 바라보는 차건우와 눈이 마주쳤고 그제야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죄송해요. 너무 화가 나서 그만 실수했네요.”
차건우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하지안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불만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
“왜 웃어요?”
“아니야, 아무것도...”
차건우는 머리를 돌리고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욕쟁이.”
하지안은 평소 냉정하고 완벽한 모습만 보이던 차건우의 입에서 이런 유치한 말이 나올 줄은 몰랐는지라 그를 한동안 멍하니 쳐다보았다.
저녁 과외가 끝난 후, 하지안이 가방을 메자마자 누군가가 옷을 당기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머리를 숙이니 차동연이 눈썹을 찌푸린 채로 자신을 바라보며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
“왜?”
하지안은 야들야들한 차동연의 볼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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