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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하지안은 허민수에게 끌려 2층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허민수는 뒤따라온 정장 차림의 경호원들에게 명령했다. “너희들은 문밖에서 지켜.” “네.” 서너 명의 남자들이 고개를 숙이며 문밖에 대기했다. 문이 닫히자마자 허민수는 하지안을 침대 위로 거칠게 내던졌다. 하지안의 심장은 미친 듯 뛰었고 얼굴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두려움을 꾹 눌러 담고 침착한 척 말했다. “왜 그렇게 서두르세요? 먼저 샤워부터 하세요. 기다릴게요.” 허민수는 얼굴을 찌푸렸다. “귀찮게 무슨 소리야. 안 그래도 급해 죽겠는데.” 하지안은 애써 태연한 척하며 미소를 지었다. “10분이면 되잖아요. 그리고 오늘 밤 깜짝선물도 있는데...” 순간 허민수의 눈이 호기심으로 번쩍였다. “그래? 그럼 기대할 테니 준비하고 있어. 금방 나올게.” 허민수가 욕실로 들어가자 하지안은 재빨리 문으로 달려갔다. 문을 열자마자 밖에 서 있던 정장 차림의 경호원들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고 당황한 하지안은 급히 문을 닫았다. ‘이대로 도망칠 수는 없어. 방 안에서 방법을 찾아야 해.’ 그 순간 욕실 문이 열리고 허민수가 웃으며 나왔다. “자기야, 이제 준비됐지?” 예상보다 빠른 허민수로 인해 하지안은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안은 억지로 웃으며 입을 열었다. “뭐가 그렇게 급해요. 안 그래도 준비하고 있었는데... 먼저 침대에 누워 계세요.” “별걸 다 하네.” 허민수는 눈을 가늘게 뜨고 흥분된 얼굴로 순순히 침대에 몸을 눕혔다. 하지안은 그 곁으로 다가가 그의 허리띠를 잡아 뽑더니 양손을 교차시켜 침대 머리맡에 묶어버렸다. 허민수는 황홀한 상상에 빠진 듯 얼굴이 붉게 상기됐다. 하지안은 곧장 창가로 달려가 창밖의 상황을 살펴봤다. 적어도 5미터 높이는 되어 보여서 막무가내로 뛰어내리면 죽지는 않아도 불구가 될 확률이 높았다. 망설이던 그녀는 다시 방 안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때 허민수가 뭔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몸부림치더니 결국 허리띠를 힘으로 끊어내 버렸다. 하지안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는데 허민수는 이미 침대에서 내려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안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며 물러났다. 탁! 더는 물러설 곳이 없던 하지안은 책상에 등을 부딪치고 말았다. 허민수는 사냥꾼처럼 달려들었다. 하지안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그의 괴력 앞에서 버틸 수 없었다. 그때 하지안이 몸을 비틀며 허리를 숙여 책상 옆에 있던 의자를 움켜쥐었다. 마침 허민수가 그녀의 치마를 거칠게 벗기려는 순간 하지안은 온 힘을 다해 의자를 휘둘렀다. “악!” 허민수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뒹굴었다. 하지안은 몸을 떨며 치마를 추스르고 다시 의자를 들어 그에게 두 번이나 더 내리치고는 방문을 열며 외쳤다. “큰일 났어요. 얼른 의사 불러요. 대표님께서 쓰러졌어요!” 당황한 경호원들이 핸드폰을 꺼내 들었고 하지안은 그 틈을 타 엘리베이터로 달려갔다. 1층으로 내려와 복도를 빠르게 달리던 그녀의 뒤에서 허민수의 고함이 들려왔다. “저년 잡아! 잡으면 죽여버릴 거야!” “네, 대표님!” 하지안의 심장은 터질 듯 요동쳤다. 급한 나머지 그녀는 아무 방이나 열어젖히고 몸을 숨겼다. 예상치 못한 충돌에 방 안의 한 남자가 비명을 질렀다. 바닥에서 다트를 줍고 있던 한재혁이 그대로 무릎을 꿇은 것이다. “뭐야! 누구야! 누가 감히 날 기습해!” 한재혁이 성난 눈빛으로 돌아봤다가 창백한 얼굴의 하지안을 보고 놀라 눈썹을 치켜세웠다. “뭐야? 왜 여기 있어요?” 그 말에 테이블 건너에 앉아 있던 차건우도 고개를 들었다. 하지안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 여기 있다가 두 분이 갈 때 같이 나가면 안 될까요?” 차건우가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한재혁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씩 웃었다. “그건 안 될 것 같은데요?” 하지안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날카롭게 대꾸했다. “당신 말고 저쪽한테 물었어요.” “괜한 오해를 했나 보네요.” 한재혁은 코끝을 긁적이며 차건우를 힐끗 보았다. 그러나 차건우의 대답은 냉혹했다. “나가.” 하지안은 입술을 깨물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바로 그때 문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고함이 들려왔다. “젠장! 빌어먹을 년! 어디 갔어! 당장 나와! 찾으면 가만 안 둘 줄 알아! 뭐 하고 있어! 당장 문 부숴. 돈은 얼마든지 있어!” 하지안의 안색이 점점 파랗게 질려갔다. 차건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다시 말했다. “내 말 안 들려?” “지안 씨, 나가시죠.” 한재혁도 차건우와 함께 축객령을 내렸다. 하지안은 손톱이 살을 파고들 만큼 손을 움켜쥐었다. 쾅! 마침내 문이 부서지며 방바닥에 나뒹굴었다. 피투성이가 된 허민수가 전기톱을 들고 세 사람 앞에 나타났다. “와우, 쏘우 리얼 버전인가?” 한재혁은 전기톱을 가리키며 툭 내뱉었다. 허민수는 전기톱을 내던지고 하지안의 어깨를 거칠게 움켜쥐어 끌어내려 했다. 하지안은 마지막 희망을 담아 차건우를 바라보았다. “제발... 저 좀 도와주시면 안 돼요?” 방 안은 숨 막히도록 고요했다. 차건우는 눈빛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냉담히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안의 어깨가 떨렸다. ‘비록 계약 결혼이긴 해도... 명색에 아내인데... 어떻게 이대로 모른 척할 수가 있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던 하지안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자기 아내가 이렇게 당하고 있는데도 모른 척하다니... 당신 정말 남자 맞아요?” “뭐라고?” 차건우는 순간 믿기지 않는 듯 눈을 좁혔다. 하지안은 그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했다. “우리 이미 혼인신고도 했잖아요. 당신은 지금 내 법적 남편이에요. 아내가 위험에 처했는데 남편으로서 구해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차건우는 말없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결혼하자마자 다른 남자 품에 뛰어든 주제에 이젠 나더러 구해달라고? 정말 터무니없는 여자네.’ 한편 허민수는 그녀의 말 속에서 중요한 사실을 짚어냈다. 그는 하지안을 내팽개치고 차건우 앞에 서더니 욕설을 내뱉었다. “뭐야, 네가 내 여자를 가로챈 놈이야?” 차건우는 우아하게 앉아 허민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옆에 서 있는 하지안을 향해 혐오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원래 결혼하려던 남자가 고작... 나이로만 보면 아버지뻘일 텐데... 욕심에 눈이 멀면 이렇게 되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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