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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문지성은 시선을 내린 채 문가영을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깊고 뚜렷한 이목구비와 온몸으로 내비치는 거친 기운이 몸을 휘감아 형언할 수 없는 공격성을 내뿜고 있었다. 우습다는 듯 묻는 그의 말에 문가영은 멈칫하며 대답 대신 이렇게 말했다. “일단 밥 먹으러 가요. 운정 그룹에 관해 할 말이 있다면서요?” 문지성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정말로 진수빈한테서 쫓겨났나 보네.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라 별로 놀랍지도 않다. 널 좋아하지도 않는데 뭘.” 천천히 탁한 공기를 내뱉은 문가영은 마음이 우울한 감정으로 꽉 막혀 답답했다. 문씨 가문에서 문사라 말고는 그녀와 진수빈이 잘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이렇듯 단번에 허를 찌르는 문지성의 말을 직접 들으니 숨이 막히고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저도 모르게 목청을 높인 그녀가 문지성의 말을 가로챘다. “그 사람이 나 안 좋아하는 거 알아요.” 줄곧 알고 있었다. 단순히 그녀가 곁에 있어서, 아니면 그녀의 몸에 대한 애착 때문에 곁에 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애착일 뿐 그의 마음속에 그녀의 자리는 없었다. 애초에 만난 것부터 우연한 사고였고 진수빈은 양심 때문에 책임지겠다고 말했지만 한번도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고 한 적은 없었다. 사랑과 책임은 엄연히 다르다. 문가영의 표정이 다소 일그러지자 문지성이 그녀를 힐끗 보고는 가볍게 혀를 찼다. “환상 속에만 머물지 말고 현실을 보라고 알려주는 거야. 그런 걸로 눈물 흘릴 필요가 있어?” 문지성의 말에 문가영이 저도 모르게 슥 눈가를 닦았지만 아무것도 없었고, 그제야 문지성에게 속았다는 걸 알고는 예쁜 눈썹을 찌푸렸다. 문가영이 말하려는데 문지성이 이미 차 문을 열었다. “타.” 문지성이 고른 가게는 시내에 있는 유명한 한식집이었다. 그의 친구였던 가게 사장은 문가영을 데리고 온 것을 보며 놀리듯 말했다. “아이고, 문 대표님 어서 오세요. 얼굴 보기 참 힘드네요. 오랜만에 뵙는데 마음에 봄이 찾아오셨나 봐요?” 사장이 눈짓하며 문가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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