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2화
문가영이 변호사를 선임하겠다고 한 건 농담이 아니었다.
많은 로펌에 연락했지만 사정을 설명하는 순간 바로 거절당했다.
진예은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아니, 이 사람들 뭐야?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거절해?”
문가영은 입술을 깨물며 답했다.
“문씨 가문 쪽에서 미리 손 쓴 것 같아.”
문소운은 처음부터 그녀가 여민지에게 문제를 만들지 않길 바랐으니 할 수 있는 건 다 했을 것이었다.
진예은이 말했다.
“내가 형부한테 부탁해 볼까?”
“안 돼.”
문가영이 그녀를 막아섰다.
“내가 다른 방법 생각해 볼게.”
문지성이 전에 말했던 노블 그룹 법무팀은 아예 문가영의 고려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노블은 철저히 문씨 가문의 기업이고 그런 노블의 법무팀을 통해 여민지를 상대로 소송을 건다는 건 아무리 봐도 부적절해 보였다.
게다가 그렇게 하면 그녀에게 향할 비난은 훨씬 더 커질 게 분명했다.
권동해 사건처럼 말이다.
이런 문제들을 문가영이 모르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자신을 위해서 제대로 증명해 보고 싶었다.
집에 돌아왔을 때 집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진수빈은 며칠째 집에 오지 않았다.
함영희는 단체 채팅방에 여민지 때문에 요즘 병동이 정신없다고 몇 번이나 하소연했었다.
문가영은 이참에 이 집을 나갈까 고민했지만 함영희와 진예은이 말렸다.
함영희는 전에 따라붙던 몰카범이 아직 잡히지 않았기에 진수빈 집이 더 안전하다고 했고 진예은은 요즘 부모님이 매일 싸워서 당분간 본가에 있는다고 했다.
그래서 이사 문제는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문가영은 욕실에서 씻고 나와 거실을 지나가다 테이블 위에 놓인 서류 파일을 발견했다.
진수빈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
문가영은 발걸음을 돌려 방으로 가려다 반쯤 열려있는 서재 문을 발견했다.
문틈으로 진수빈이 책상에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자료를 집중해서 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문가영은 눈길만 주고 곧장 방으로 돌아갔다.
요즘은 두 사람의 역할이 바뀐 듯했다.
안방은 그녀가 쓰고 있었고 진수빈은 서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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