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화
그래서 문가영은 애초에 태하 로펌을 제외했다.
진수빈은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마치 무언가를 꾹 참고 있는 것처럼 책을 쥐고 있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결국 그는 책을 테이블 위에 툭 던져버리고 옆을 바라보며 감정 없는 어조로 말했다.
“너도 알다시피 대부분의 로펌들은 노블이랑 일하고 싶어 해. 그래서 이 사건을 맡으려 하지 않을 거야.”
문가영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고마워요.”
진수빈의 말이 사실이라는 건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치챘는지 진수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파일을 집어 들고 문가영 곁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그 파일을 그녀 앞에 내려놓았다.
“약속한 일이니까 끝까지 책임지고 해결할 거야.”
그는 잠시 멈칫하다 다시 말을 이었다.
“너한테 거짓말한 적 없어.”
문가영은 망설이다가 파일을 집어 들었다.
장민하 변호사는 태하 로펌 변호사들 중에서도 에이스였다.
뒤에는 그녀가 담당했던 다양한 사건들이 정리돼 있었고 그중엔 지금도 활동 중인 유명 여배우의 사건도 포함돼 있었다.
문가영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서류를 받아 든 문가영은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녀는 다시는 진수빈을 믿지 않겠다고 며칠 동안 자신을 설득했었다.
심지어 그의 존재를 삶에서 완전히 지워낼 방법까지도 생각해 두었는데 손에 들린 서류는 그 모든 결심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가벼운 파일이었지만 문가영에게는 천금보다 더 무겁게 느껴졌다.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멍하니 있던 문가영을 바라보던 진수빈이 책상 위를 툭툭 두드리고 나서야 그녀는 다시 정신을 차렸다.
“장민하 변호사랑 오늘 오전에 만나기로 했어.”
문가영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그녀의 깊은 눈동자를 마주하자 진수빈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문가영은 진수빈의 눈을 들여다보며 나지막이 물었다.
“왜 갑자기 이러는 거예요? 제가 이 일 들추는 거 계속 반대했었잖아요.”
그녀의 말에 진수빈은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졌다.
마치 그가 신뢰받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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