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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진수빈의 말이 끝나자 문씨 가문 안에는 다시 한번 묘한 정적이 흘렀다. 문가영조차도 다소 놀란 눈치였다. 진수빈의 말은 여민지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때 오히려 문지성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한쪽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 “들었지? 우리 진 선생님의 전문성이야 말하지 않아도 다 알잖아? 못 믿겠어?” 진수빈은 무표정하게 그를 한번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병원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문지성은 문가영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다음 주 월요일에 출근해. 노블은 놀고먹는 사람 안 키워.”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수빈은 문가영의 손을 덥석 잡고 문씨 가문을 나섰다. 차에 태워질 때까지도 문가영은 지금 이 상황이 얼떨떨하게 느껴졌다. “노블 가게 된 게 그렇게 좋아?” 진수빈이 물었다. 그는 옆으로 시선을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문가영을 바라보았다. ‘문지성의 말 한마디에 정신을 못 차리네.’ 문가영은 그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말했다. “병원에 일 있으시다면서요? 먼저 가보세요. 저는 혼자 돌아갈 수 있어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차 문이 잠겼다. ... 문씨 가문, 진수빈이 문가영을 데리고 떠나는 모습을 본 문소운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는 문지성을 노려보며 말했다. “도대체 무슨 망언을 한 거야?” 문지성은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사실 말한 건데요.” 여수진은 문소운을 바라보며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회장님, 민지한테 우리 그 사람에게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약속하셨잖아요. 저희가 민지를 지금까지 어떻게 키웠는데... 해달라는 거 다 해주진 못해도 최선을 다해서 키웠어요. 그런데 어떻게 양녀한테 이렇게까지 당하게 놔두실 수가 있어요. 게다가 저 아이가 민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회장님께서 친딸 얼굴도 못 보셨던 거잖아요.” 여수진은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저희 마을에 이런 말이 있어요. 복이라는 건 한정되어 있어서 누가 먼저 가져가면 다시는 못 찾는다고요.” 진수빈의 대응에 이미 마음이 복잡했던 문소운은 여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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