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7화
문지성이 또 한 번 웃는 듯하더니 저음에 묘하게 사람을 끄는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 네가 뭘 어떻게 해도 내 얼굴에 먹칠할 일은 없어.”
그 말에 문가영의 가슴이 괜히 쿵 내려앉았다.
아직 대답도 못 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진수빈의 목소리가 들렸다.
“바빠?”
문가영이 대답하려고도 전에 문지성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진수빈을 바라봤다.
아까 그 질문에 답하듯 말했다.
“기획안을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요. 그래야 중간에 수정할 시간도 생기니까요.”
진수빈이 돌아왔으니 더 이상 일에 집중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녀는 조금 망설이다가 물었다.
“저녁은 배달 시켜도 괜찮을까요? 지금부터 요리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아서요.”
진수빈이 잠시 멈칫했다.
그가 어색하게 되물었다.
“배달?”
“네.”
문가영은 이제 막 기획안을 끝낸 참이라 많이 지쳐 있었다.
정말로 뭘 더 하기가 싫었다.
그리고 갑자기 내일이 진수빈의 생일이라는 게 떠올랐다.
원래라면 매년 그 전날 밤, 직접 미역국을 끓여줬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시간이 너무 늦었다.
자정이 되자 문가영은 시간 맞춰 진수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생일 축하해요.]
그리고 바로 휴대폰을 내려놓고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진수빈은 늘 그렇듯이 교외 묘지에 들를 계획이었다.
문가영도 함께 따라갔다.
가는 내내 진수빈은 거의 입을 열지 않았다.
꽉 다문 입만 봐도 오늘 그의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게 보였다.
문가영은 그의 생일까지 이 우울한 기분이 이어지는 게 싫어서 용기를 내어 먼저 말을 꺼냈다.
“수빈 씨, 오늘 오후에 케이크 만들려고 하는데 저녁에 돌아올 거예요?”
진수빈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들어갈 거야.”
“과일 케이크예요. 재료는 내가 준비한 거라 위생 문제는 걱정 안 해도 돼요.”
진수빈은 그저 짧게 답했다.
“알았어.”
이쯤 되니 그가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문가영도 조용히 입을 닫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진수빈이 먼저 물었다.
“어젯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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