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8화
진수빈의 눈동자에는 복잡한 감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그는 곧 마음을 다잡은 듯 돌아서며 말했다.
“가자.”
문가영은 조금 놀랐지만 조용히 뒤따랐다.
밖으로 나온 뒤에야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 오늘 오지 말았어야 했나요?”
진수빈이 짧게 답했다.
“아니.”
“예전에는 여기서 더 오래 있었잖아요.”
문가영은 혹시 자신이 진수빈과 소민정의 시간을 방해한 건 아닌지 걱정되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 먼저 들어갈까요?”
그런데 진수빈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깊은 눈동자에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체념이 묻어 있었다.
“원래도 오래 안 있었어.”
오늘은 여러모로 특별한 날이었다.
진수빈은 늘 누가 곁에 있으면 오히려 불편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년 혼자 이곳을 찾곤 했는데 오늘은 문가영의 잔잔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리니까 예전처럼 마음이 무겁지도 않고, 괜히 그늘진 감정도 조금은 옅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가 먼저 들어가겠다고 했을 때, 그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팔을 잡아버렸다.
솔직히 오늘만큼은 혼자 있고 싶지 않았다.
그냥 그녀가 옆에 있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에 올라타서야 문가영이 살짝 머뭇거리며 말했다.
“수빈 씨가 이런 데 다른 사람과 같이 오면 불편해할 줄 알았어요.”
그래서 사실 처음에 진수빈에게 같이 가자고 제안했을 때도 그가 정말로 승낙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진수빈은 잠시 동안 말이 없더니 한 손으로 핸들을 만지작거리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처음에는 싫었어. 그런데 이제는 익숙해졌어.”
그 말에 문가영은 가슴이 찡해졌다.
...
묘지를 벗어나자마자 임슬기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어디냐고 묻더니 바로 집으로 오라고 했다.
진수빈도 별말 없이 따라갔다.
집에 도착하니 임슬기가 상을 한가득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진경수가 옆에서 말했다.
“오늘은 이모님이 한 게 아니라 슬기 씨가 직접 만든 거야. 중요한 날이라고 하면서?”
분위기상 진수빈에게 하는 말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임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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