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7화
문가영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진료실과 복도는 이미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다.
경비원과 경찰들이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아무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문가영은 김우정, 함영희의 뒤를 따라 가까스로 안으로 들어섰다.
진료실 문 앞에는 한 남자가 손에 칼을 들고 서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오정훈이었다.
충혈된 눈으로 진료실 문을 노려보더니 거의 목이 터질 듯 고함을 질렀다.
“돌팔이 의사가 부끄럽지도 않은가 봐? 이 나쁜 년아! 네가 우리 엄마 살릴 수 있다고 했잖아!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왜 일이 이렇게 됐냐고! 내 인생은 이미 끝났어! 너도 똑같이 끝장나야지! 당장 안에서 나와! 내가 널 가만 안 둘 거니까!”
오정훈은 말할 때마다 주먹으로 문을 세게 내리쳤다. 손에 든 칼도 휘두르며 위협했다.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라 아무도 그 근처에 다가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경찰들도 조심스레 남자를 진정시키려 시도했지만 오정훈은 더 날카롭게 맞받아쳤다.
“누구라도 다가오기만 해 봐! 내가 너희를 가만두나 봐라. 아니면 차라리 내가 죽어버릴 거야!”
목소리에는 피가 맺힌 절규가 담겨 있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의 절박함 앞에서 쉽게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처음에 저 돌팔이 의사가 분명 약속했어! 우리 엄마 반드시 살릴 수 있다고! 그런데 지금 이게 뭐야? 우리 엄마가 죽었다고! 우리 엄마 살려내!”
복도는 아수라장이었다.
그리고 오정훈의 격앙된 감정은 도무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함영희와 김우정은 문가영을 당직실로 데려갔다.
여기가 그나마 좀 조용했다.
문가영은 진수빈에게 보낸 메시지와 통화 기록만 멍하니 바라봤다. 아무 답도 없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수빈 씨도 지금 진료실에 있어?”
함영희는 평소에 여민지와 사이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이런 일이 터지니까 딱히 뭐라 할 마음도 없는 듯했다.
그녀는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뗐다.
“오정훈 씨 어머니가 사망 선고를 받은 순간, 오정훈은 완전히 이성을 잃었거든. 그 자리에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