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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문가영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결국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문자도 하고 전화도 했는데 답이 없어서 그냥 한번 와봤어요.” 진수빈의 얼굴에 떠 있던 차가운 기운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괜찮아. 날 걱정하지 않아도 돼.” 진수빈은 어디 다친 데 없어 보였다. 흰 가운도 깔끔했기에 누군가와 싸운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여민지는 달랐다. 평소 옷차림에 늘 신경 쓰던 그녀인데 오늘은 옷이 여기저기 뒤틀려 있었고 가운 단추도 두 개나 떨어져 있었다. 얼굴에는 피곤함이 묻어나 있었고 어딘가 초라해 보였다. 문가영의 시선이 여민지에게 닿자 여민지는 괜히 몸을 한 번 움츠렸다. 조금 전까지 사람들한테 쫓기고 욕먹던 장면, 카메라에 찍히던 순간이 자꾸 떠올랐다. 여민지는 문가영을 올려다보더니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나 불쌍해서 온 거예요? 아니면 비웃으러 온 거예요?” 눈가가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지만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문가영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말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그 누구도 원치 않죠.” “당신 얼굴은 보고 싶지 않네요.” 여민지는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허리를 곧게 펴더니 문가영을 똑바로 바라봤다. 여민지에게 있어서 문가영의 위로는 오정훈의 분노와 다를 게 없어 보였다. 다들 앞에서는 사람 좋은 척하지만 속으로는 다르게 생각했으니까. 분명 처음에는 오정훈이 무릎까지 꿇으며 제발 어머니를 살려 달라고 매달렸었다. 사실 여민지는 환자 가족에게 모든 리스크를 다 설명했었다. 그때만 해도 오정훈은 최선을 다해주기만 하면 된다며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었다. 그런데 막상 일이 이렇게 되자, 그는 세상이 무너진 사람처럼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여민지는 아직도 진정이 안 된 모습이었다. 아까 오정훈이 칼을 들고 자신을 해치려 했던 장면만 떠올리면 손끝이 저릿해질 정도로 겁이 났다. 문가영은 본능적으로 진수빈을 바라봤다. 사실 그녀가 병원에 달려온 것도 오롯이 진수빈이 걱정돼서였다. 병원에서 이런 소동은 결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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