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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권동해라는 이름이 나온 순간, 문가영의 발걸음이 딱 멈췄다. 그녀는 돌아서서 진수빈을 바라보았다. 그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고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했다. 진수빈의 깊은 눈동자엔 안개가 낀 듯한 기운이 돌았다. 두 사람 사이엔 약간의 거리가 있었지만 그는 그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문가영이 뭔가 말하려던 찰나 문지성의 느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권동해? 그 사람이 왜? 나도 궁금한데.” 그는 한 발 앞으로 나아가 두 사람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진수빈은 무표정하게 문지성을 바라보았다. “권동해 사건이 터진 후 문씨 가문이 뒤에서 뭘 했는지는 문지성이 잘 알 테지.” 당시 문가영이 변호사를 찾으려 할 때 여러 번 거절당한 건 문씨 가문이 손을 썼기 때문이었다. 진수빈은 문지성을 노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고 생각하진 않아.” 문지성은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고 진수빈을 바라보는 눈빛에 살짝 냉기가 서렸다. 진수빈은 다시 문가영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장민하 쪽에 새로운 정보가 있어.” 문가영의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문지성 씨.” 문지성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평소와 달리 감정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었다. 그는 피식 웃었다. 자기 자신을 비웃는 듯한 웃음이었다. 잠시 후, 그는 가볍게 혀를 차며 말했다. “알겠어.” 그리고 뒤돌아 자리를 떴다. 문가영은 감정에 예민해서 그가 기분이 나쁘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본 그녀는 입을 열었지만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문지성은 문소운과는 다르다는걸. 하지만 지금 장민하 변호사의 일도 중요했다. 그녀가 고민하는 사이에 진수빈은 이미 문을 닫고 나와 그녀의 옆에 섰다.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가자.” “어디로요? 아까 장민하 변호사 얘기하려던 거 아니었어요?” 진수빈은 그녀를 힐끔 보고 말했다. “저녁 먹는다며?” 문가영은 반사적으로 말했다. “저는 별로 입맛이 없어요. 중요한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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