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5화

모든 상황은 이대로 교착 상태에 빠진 셈이었다. 문가영은 손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그녀의 눈동자는 마치 맑은 물에 씻긴 듯 투명해졌다. 권동해가 병원에 머무는 한, 장민하 변호사조차도 손쓸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문소운은 이 상황을 이용해 문가영에게 끊임없이 압박을 줄 수 있었다. 그녀가 지쳐 떨어져 나갈 때까지. 아마 그들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을 수 있었다. 그래서 권동해를 계속 입원시켰다. 문가영은 진수빈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서 또 저한테 이 일 그만두라고 설득하려는 거예요?” 진수빈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녀의 시선을 받으며 그는 잠시 말이 없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아니, 내가 장민하를 소개했다는 건 이미 내 입장을 보여준 거야.” 그가 처음엔 반대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그녀의 편에 서 있다는 뜻이었다. 그는 더 이상 그녀에게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문가영은 입술을 꾹 다물더니 다시 물었다. “만약 여민지가 당신한테 다 제가 권동해를 물고 늘어졌기 때문에 그 여파로 자기 일이 영향을 받았고 결국 응급실에서 실수까지 하게 됐다고, 그래서 오정훈의 죽음은 오롯이 제 책임이라는 식으로 말한다면 어떻게 생각할 거예요?” 이 질문은 그냥 나오는 말이 아니었다. 함영희가 과실에서 들은 소문이었다. 이 소문은 여민지가 진수빈의 집에서 같이 산다는 소문과 같이 돌았다. 분명히 문씨 가문 사람들이 꾸민 짓일 것이다. 여민지의 책임을 덜기 위해 문가영을 희생양으로 만든 것이다. 진수빈의 눈빛은 깊고 어두웠다. 창밖의 석양이 오렌지빛으로 그의 얼굴을 비췄다. 차가운 분위기를 덜어주는 그 빛이 그의 무표정한 얼굴 위에 드리워졌다. 그는 잠시 문가영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거두며 담담히 말했다. “여민지의 일은 너와 아무 상관 없어. 권동해 사건과도 상관없고.”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믿겠죠.” 문가영의 목소리는 이미 지쳐있었다. 그녀는 병원을 떠났지만 여전히 소문과 억측에 시달리고 있었다. 진수빈은 멈칫거리다가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