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6화

‘문 간호사’라는 호칭은 오랜만에 들어보는 호칭이었다. 진수빈도 그녀의 손을 잡고 잠시 멈칫했다. 그는 목소리가 잠겨있는 것이 많이 피곤해 보였다. 문가영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수빈의 이마는 확실히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의료 소동이 시작된 이후로 거의 쉬지 못했고, 기껏 해 영주에 간 이틀 동안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런데 또 쉴 틈도 없이 전북으로 돌아와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해야 했다. 매일 수면시간은 다섯 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진수빈이 아무리 체력이 좋아도 이렇게 계속 버티긴 힘들었다. 문가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에게서 손을 빼내려 했다. 그런데 진수빈이 더 꽉 붙잡는 것이다. “움직이지 마. 나 잠깐만 이러고 쉬고 있을게.” 병원에서는 도저히 쉴 수 없었고, 자기 아파트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문가영 옆에 있으면 유난히 마음이 편했다. 이런 편함은 공간 전체가 진수빈에게 주는 안심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저 소파에 앉아 문가영이 바쁘게 움직이는 뒷모습만 봐도 오랜 시간 쌓인 피로가 싹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문가영은 그에게 붙잡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쉬고 싶으면 쉬세요. 저를 잡고 있지 말고요.” 진수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아까 그 자세를 유지한 채 문가영의 손바닥을 자기 이마에 갖다 댔다. 문가영은 불편한지 손가락이 움츠러들었다. “체온계랑 해열제 좀 가져올게요.” 진수빈이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나 그냥 보내는 거 아니지?” 문가영은 당연히 그를 보내고 싶었지만 지금은 손부터 빼고 싶었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말했잖아요. 쉬고 싶으면 쉬라고.” 진수빈은 그제야 손을 놓았다. 문가영은 바로 손을 빼내고 구급상자에서 해열제, 감기약, 그리고 체온계를 꺼내 진수빈 앞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또 잠깐 생각하다가 그에게 만두 한 그릇을 가져다주었다. “이거 먹고 약 먹어요.” 잠시 머뭇거리다 다시 망설이며 말했다. “먹고 싶지 않으면 안 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