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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문지성이 등을 보이며 떠나자 문소운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하지만 그를 향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구혜림은 눈을 부릅뜨고 문소운을 몰아세웠다. “당신이 지성이 못 나가게 막았다고요?” 문소운은 인상을 찌푸리며 짧게 답했다. “나는 그저 일이 더 커지는 걸 막고 싶었을 뿐이야.” 그러자 구혜림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문소운 씨! 민지는 당신 친딸이에요! 예전에 애가 사라진 것도 누구 탓인데요. 이제야 겨우 돌아왔는데 그딴 식으로 외면하다니. 당신 정말 민지한테 부끄럽지도 않아요?” 거실은 이내 고성이 오가는 난장판이 되었다. 하지만 그 소란 속에서도 여민지만은 조용했다. 그녀는 얼굴에 아무런 감정도 담지 않은 채, 그저 담담한 눈빛으로 문소운과 구혜림의 말다툼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그들 사이에서 오가는 말이 더는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듯이 말이다. ... 달동네에서 돌아온 후, 문가영은 진수빈에게서 메시지 몇 통만 받았다. 여민지를 데리고 나왔던 사람이 바로 그였기에 그날 이후 벌어진 일들에 대해 책임지고 정리해야 할 게 많았다. 병원 측 대응이며, 언론과의 조율도 모두 그의 몫이었다. 그래서 당분간 그녀를 찾아올 여유는 없을 거라고 했다. 여민지 실종 사건은 꽤 크게 번졌다. 진씨 가문에서도 병문안을 조용히 다녀갔을 정도였다. 그날 저녁, 임슬기는 문가영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전화를 걸어왔다. “문씨 가문은 지금 완전히 아수라장이더라고. 우리가 갔을 때, 부부 둘이 심하게 다투고 있었어. 들리는 말로는 문지성이 여민지 찾으러 가려던 걸 문 회장님이 말렸대. 그래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임슬기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말을 이었다. “가영아, 예전에 구혜림 씨가 너를 문씨 가문 호적에서 정리하겠다는 말 했던 거 기억나지? 오늘 보니까, 만약 그쪽에서 또 그 얘기 꺼내면 너도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봐.” 결국 문소운은 딸의 안위보다 자신의 사업을 더 우선시했던 것이다. 임슬기 입장에서도 마음이 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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