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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문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A 국에는 확실히 이런 사건이 많았다. 게다가 아까 그 사람의 행동이 이상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문가영은 그 선물을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명우는 그녀가 물건 사러 가는 길인 걸 알았기에 같이 움직이기로 했다. 유씨 가문으로 돌아갔을 때, 유정원이 함께 들어오는 이 두 사람을 보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뭘 그렇게 바리바리 싸 들고 왔어요. 누가 보면 장인어른 집에 온 줄 알겠네요.” 문가영은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장난이 너무 심해.” 솔직히 말해서 명우는 문사라 앞에서 겁쟁이 같은 모습을 보인 것을 빼면 유정원이 말한 것처럼 뭐든 다 할 줄 아는 대단한 사람이었다. 심지어 문가영과도 말이 통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문가영은 여전히 명우와 가까워지지 않으려 했다. 문사라를 위해서, 그리고 명우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소문이 돌지 않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명우와 문사라의 일에 대해서는 둘 다 묵묵히 말을 꺼내지 않았다. 유정원은 문가영의 갑자기 진지한 모습에 다소 놀란 듯했다. “장난이었어요. 어차피 둘 다 싱글인데 연인으로 발전해도 나쁘지 않잖아요.” 명우는 손에 든 물건을 그에게 건네며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얼른 짐이나 챙겨.” 유정원은 알겠다면서 주방으로 향했다. 이건 문가영이 A 국에서 맞이하는 첫 크리스마스였다. 손서희는 그녀를 바라보며 몰래 눈물을 훔쳤다. “서희야, 난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아.” 손서희가 와인잔을 들며 말했다. “한 번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지만 집으로 돌아온 걸 환영해.” 문가영이 눈웃음 지으며 말했다. “저도 너무 행복해요.” 식사를 마치자 밖에서 눈이 더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창문에도 안개가 가득했다. 유정원은 갑자기 분수와 불꽃놀이 보러 가자고 했다.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공원에서 행사가 열리곤 했다. 문가영은 추위를 많이 타서 나갈 때 몸을 꽁꽁 싸맸다. 유정원은 그녀에게 허약하다며 나중에 같이 아침 조깅을 하자고 했다. 집을 나서기 전에 문가영은 진예은과 함영희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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