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2화
진수빈의 이름을 듣고 사실 문가영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진수빈이 공부 쪽에 타고난 재능을 지녔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전북의대에 다녔을 때도 전공 교수가 직접 전과를 권할 정도였으니.
문가영은 잠시 멈칫하다가 명우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마침 진수빈이 다가오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는데 문가영은 먼저 얼굴을 돌려버렸다.
그 순간, 양 교수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빈아, 이리 와 봐.”
진수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양 교수님 앞에 섰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문가영과 명우 사이를 가로막는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양 교수님을 보며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양 교수는 그를 바라보며 일부러 못마땅한 기색을 보였다.
“내가 네 선생님인 건 기억하긴 하냐? 너를 기다리다가 목이 빠지겠어.”
진수빈은 자세를 한껏 낮추며 답했다.
“죄송합니다.”
“지난달에 전북으로 돌아왔어. 허 원장한테 들었는데 의사를 그만둘 생각이라며?”
양 교수님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이제 아주 막 나가는구나! 그 재능을 이렇게 허투루 쓰겠다는 거야? 널 기다리는 환자들은 어떻게 할 거고!”
진수빈은 양 교수님 앞에서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문가영은 손바닥을 세게 움켜쥐었다.
진수빈을 바라봤지만 그는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문가영이 나서려고 했다.
“양 교수님, 제가...”
하지만 그때, 진수빈이 먼저 입을 열었다.
“선생님, 허 원장님과는 이미 상의를 마친 일입니다. 앞으로 전북의대에서 수업을 진행할 거고, 병원에서 진료도 계속할 겁니다.”
그제야 양 교수님도 더는 뭐라고 할 수 없었다.
그저 눈을 흘기며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낼 뿐이었다.
잠시 뒤, 그는 문가영 쪽을 바라보더니 목소리를 누그러뜨렸다.
“이 아이가 손 교수의 딸이야. 봐라, 너보다 훨씬 패기가 있다. 지금은 국경없는의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지.”
나이가 든 탓인지 양 교수님은 잔소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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