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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명우가 문가영을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돌아오는 길 내내 문가영의 머릿속에는 진수빈의 그 한마디가 맴돌았다. “난 그럴 자격이 없거든.” 진수빈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문가영과 명우가 함께 떠나는 모습을 본 직후, 진수빈은 곧장 전북 병원으로 향했다. 방우지는 그를 보자마자 혀를 찼다. “또 왔어요? 예전에는 그렇게 불러도 안 오더니 이제는 오지 말라 해도 매일같이 오네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방우지는 다가와 진수빈의 어깨를 두드렸다. “또 불면증이죠?” 진수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피곤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구석 소파에 앉았다. “그냥 생각 좀 할 게 있어서요. 나 신경 쓰지 마요.” “내가 진 선생님을 왜 신경 써요. 오늘만 해도 수술이 여덟 건이에요. 그런데 진 선생님은 한가하잖아요. 차라리 와서 일이나 도와요.” 방우지는 투덜거리면서도 진심 어린 조언을 덧붙였다. “바쁘게 지내면 잡생각도 줄거든요.” 진수빈은 그가 입은 하얀 가운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문득 자신이 의사라는 역할 외에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는 사실이 허망하게 다가왔다. 문가영처럼 생기 넘치는 존재도, 풍부한 감정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다. 삶은 건조했고, 자신이라는 존재 또한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소민정도 결국 자신을 버린 게 아닌가 싶었다. 진수빈은 진경수와 임슬기에게 특별한 애정은 없었다. 하지만 문가영이 말했듯 임슬기는 늘 그를 잘 대해주었다. 그래서 비록 겉으로만 드러나는 모습일 뿐이지만, 진수빈은 따뜻한 가족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었다. 적어도 스스로 망치기 전까지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는 늘 자신의 삶이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했다. 따뜻한 가족이 있고 문가영이 아내로 곁에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다 문득 오래전에 문가영이 그에게 했던 한 마디가 떠올랐다. “행복을 느낄 줄 모르는 사람은 결국 행복에 버림받게 되거든요.” 진수빈은 자신이 바로 행복에 버림받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문가영은 결국 임슬기를 찾아갔다.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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