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문가영은 동공이 살짝 움츠러들며 호흡이 가빠졌다.
진수빈이 그들의 관계를 인정하는 것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는 그가 대답하지 않을 거라 예상했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그의 차가운 옆 모습이 보였는데 두 눈에는 아무런 감정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문가영에게 있어 그의 이 말이면 충분했다.
조 원장은 진수빈의 말을 듣고 환하게 웃으며 그의 손을 잡고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가영은 착한 사람이니 남자친구도 좋은 사람일 거예요. 이번엔 정말 진심으로 고마워요. 제가 63명의 아이를 대표해 고맙다고 인사드릴게요.”
말하면서 그녀는 진수빈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려 했지만 그는 얼른 부축하며 말했다.
“천만에요. 하지만 돌아가서 고아원의 음식이 깨끗하고 식품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6명의 아이가 식중독에 걸린 것은 작은 일이 아니에요.”
조 원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이렇게 큰일이 발생했는데 당연히 잘 검사해야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이 검사 비용은 제가 빌린 것으로 할게요.”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지만 눈빛은 유난히 확고했다.
진수빈은 문득 문가영의 성격이 누구를 닮았는지 깨달았다.
63명의 아이가 모두 검사를 마쳤을 때는 밤 10시가 넘었다.
영양실조 외에 거의 모든 아이가 과민이거나 위장에 관련된 문제, 그리고 약간의 식물성 중독이 있었다.
조 원장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당황해서 물었다.
“가영아, 이... 이건...”
문가영도 이 검사결과에 놀랐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 조 원장에게 물었다.
“아이들이 평소에 뭘 먹었어요? 만약 이 6명의 아이만 문제가 있다면 조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은 모든 아이들이 다 비슷한 문제가 있어요.”
“고아원에서 먹는 음식은 모두 똑같고 가장 일반적인 식자재야.”
잠자코 말이 없던 진수빈이 갑자기 물었다.
“고아원에 직원이 몇 명이나 있어요?”
그는 검사 보고서를 훑어보며 표정이 굳어졌다.
“저 말고도 아줌마 6명에 청소부 2명이 있어요.”
“당신들도 함께 식사해요?”
조 원장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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