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7화

그녀는 정신을 잃지 않으려 애썼지만 누군가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눈앞이 흐릿해지는 가운데 바깥에 몇 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그들은 거침없이 그녀를 차에서 끌어 내렸다.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흐릿해 아무것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악취가 나는 차에 던져진 그녀는 이 냄새 때문에 토할 뻔했다. 이 악취 덕분에 그녀는 정신이 훨씬 또렷해졌다. 오래된 이 차에는 검은 때가 많이 묻어 있었다. 무엇에 쓰이는 차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앞자리 몇 명의 남자는 그녀가 정신을 잃었다고 생각하고 거침없이 말하기 시작했다. 온예슬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차가 대략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어머니의 고향으로 가는 길이었다. 이 무리는 그녀가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마음이 더욱 불안해진 채 즉시 용의자를 특정했다. 도영미나 온예은 둘 중 하나일 것이었다. 이 두 사람은 모두 겉과 속이 다른 소인배들이니 절대 그녀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눈을 감고 계속 의식을 잃은 척했다. 유승준은 전화를 받은 후 무슨 일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시끄러운 소리만 들려왔다. “예코?” 거기서는 몇 명의 남자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지만 조금 떨어져 있어 똑똑히 들리지는 않았다. 그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즉시 헬리콥터를 준비하라고 알리고 그녀의 현재 위치를 재빨리 추적했다. 온예슬은 차에서 끌려 내려질 때 전혀 저항하지 않았다. 몇 명의 남자가 그제야 그녀의 휴대폰을 압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곧바로 꺼내 옆에 던졌다. 그들이 하는 말은 모두 지방 말씨라 그녀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이 무리가 그녀를 죽이려 한다는 것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죽이기 전에 먼저 모욕하려 했다. 그녀는 옆에 버려진 짚더미 위에 내동댕이쳐졌다. 이 근처는 인적이 드물어 사람을 죽이고 시체를 묻기에 좋은 장소였다. 그중 한 남자가 시시덕거리며 무언가를 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