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7화
여자는 그의 앞에 물 한 잔을 놓았다.
조금 소심한 자세로 가볍게 밀고는 재빨리 뒷걸음질 쳤다.
이제 모두 앞에 물 한 잔씩 놓여 있었는데 여자는 그에게 물이 없는 것을 보고 나서 가져온 것이었다.
다른 생각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듯 보였다.
강현우는 물을 마시지 않았다.
온몸에서 냉기가 뿜어져 나오며 완전히 다가가기 어려웠다.
오원로는 알았다. 강현우는 분명히 이 여자를 매우 싫어한다는 것을.
이유는 이진아와 너무 닮았기 때문이었다.
강현우는 다른 남자들처럼 진정한 사랑이 곁에 없을 때 대체할 사람을 찾지 않았다.
진정한 사랑이라면 비슷한 사람을 보면 오히려 불쾌할 것이다.
여자는 말없이 다시 앉아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
거래 상대가 곧 도착했다.
강현우 일행은 습격을 받고 조금 초라해 보였는데 밖에서 뛰어 들어온 거래 상대는 더욱 초라한 모습이었다.
그는 물 한 잔을 단숨에 비우고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 원석 일행이 잡혔어요. 이 지역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세력이었는데, 그 우두머리가 라빈이라고 했어요. 이 지역을 제일 좋아하는데 우리가 되찾으려면 좀 힘이 들 거예요. 여러분의 힘을 빌려야 할 것 같아요.”
강현우는 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오는 내내 어디든 순탄치 않았으니 누군가의 지시일 거로 생각했다.
대원로의 제자가 어둠 속에 숨어서 먼저 이런 사소한 문제들로 그들을 초조하게 만들고, 이후에는 더욱 감당하기 힘든 수단을 쓸 것이다.
오원로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현우야, 어떻게 생각해?”
강현우는 한 손으로 뺨을 괴고 현도경을 바라보았다.
“그 물건은 됐어요. 시중의 소매상들에게서 사요.”
거래 상대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옆으로 늘어뜨린 손을 꽉 쥐었다.
“우리 집 원석은 품질이 가장 좋고, 대형 보석이 나올 가능성이 가장 커요. 지난번에 한 대표님이 통째로 제왕 비취를 찾아내 그 지역 최고 부자가 되었죠. 정말 그 원석을 포기하실 건가요? 우리는 강씨 가문과 수년간 협력했는데 올해 당신의 얼굴을 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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